가톨릭교회가 죽음에 관한 정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의 기고가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2일자 1면에 실리면서 가톨릭교회가 인정한 죽음에 대한 기준과 생명 윤리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 생명과학협회 부회장 루체타 스카라피아 교수는 이 기고에서 "뇌사 상태에서도 장기가 살아있는 경우가 있으니 뇌사를 완전한 죽음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가톨릭교회는 40년간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해 왔지만 의학과 과학 기술이 발달한 만큼 죽음 기준을 다시 정립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가톨릭교회는 1968년 미국 하버드의대가 발표한 '죽음은 심장 박동이 멈추는 것이 아닌 뇌 활동의 정지다'라는 견해를 받아들여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했고 뇌사자의 장기이식을 허용했다. 하버드 의대의 뇌사에 관한 정의는 현재 전 세계가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톨릭교회가 '뇌사=죽음'이라는 기준을 재정립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하고 있다. 굳이 교회 가르침과 반대되는 기고를 1면에 실어 논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 초 한 주교가 '성체를 영할 때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글을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기고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6개월 뒤 교황 집전 미사에서 무릎 꿇고 성체 영하기가 채택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그 기고는 기고자의 견해일 뿐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가톨릭교회는 뇌사를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바티칸시티=C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