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청량리 정신병원장 최신해 씨의 수필집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 적이 있다. 필자도 당시 최신해 씨의 수필집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으며 이를 기억을 되살려 다음과 같이 옮겨본다.
청량리 정신병원에 두 환자가 한 방에서 생활하였다. 한 사람은 자칭 조선의 국왕이라고 칭하는 사람이요, 한 사람은 세계 국왕이라고 칭하는 사람이었다. 그 둘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말싸움을 자주 주고받았다고 한다.
조선국왕 : “어찌하여 조선의 신민(臣民)이 아침이면 국왕인 나에게 문안하고 하례인사를 하여야 도리이거늘 어찌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가?”
세계국왕 : “어허, 무엄한지고. 네가 조선국왕이라고 칭하지만 조선이 세계만방의 여러 국가 중의 한 나라임이 틀림없으므로 조선국왕 역시 세계 국왕인 나에게 와서 예를 표하고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어서 세계 국왕인 나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하지 못할꼬.”
조선국왕 : “이런 삼강오륜도 모르는 잡스러운 인간을 보았나. 군신유의(君臣有義)라 하여 신하는 의(義)를 갖추어 임금을 모셔야 한다고 성현이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네가 세계 국왕이라고 칭하지만 네가 살고 있는 곳이 삼천리 조선의 땅이 아니냐. 조선에 살고 있다면 조선의 신민이고 조선의 신민이 어찌 조선국왕에게 감히 무엄하게 말대꾸를 하면서 대들 수 있단 말이냐.”
50년 전과 같은 옛날에 사람들은 정신병자라고 하면 봉두난발하고 남루한 옷을 입고 히죽히죽 웃으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는 자를 생각했다. 그러나 방금 소개한 두 정신병자는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이를 상대에게 관철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외관으로는 일반인처럼 멀쩡하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
정신병리학적인 용어인 ‘인식의 부조화’ (dissonance of cognition)라는 말이 최근 자주 회자(膾炙)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인식의 부조화가 있으나 일반 사람들이 갖는 인식과 어떤 그룹의 인간이 갖는 인식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있을 경우에 우리는 ‘인식의 부조화’를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어떤 사교집단에서 특정한 날짜에 외계인의 UFO가 와서 신자들만을 태우고 구원의 행성으로 간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날이 와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교집단은 아마 외계인에게 무슨 사정이 있어 못 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렬히 교주를 따랐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이라는 사교집단에게서 발견한다. 성창호 판사가 드루킹 사건의 김경수를 유죄판결하고 구속하자 이른바 문꿀오소리, 달빛기사단이라고 일컬어지는 대깨문들이 성판사를 집단 이지메하고 주리돌리기를 한 사건을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이 정신병자 집단의 ‘대가리’가 깨지는 것은 상관없으나 대한민국 선량한 시민의 ‘대가리’를 깨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 사교집단은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거대한 정신병자 집단이 주도세력이 되어 전체주의라는 자유민주주의의 종말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은 문재인을 두고 요즈음 매스컴에서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인식의 부조화’이다. 경제는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이며, 문 닫은 자영업자가 100만을 훌쩍 넘기고 수출, 고용, 투자, 소비 지표가 급전직하하고 있는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물들어 올 때 노저어라’, ‘경제의 기조는 튼튼하다’, ‘G20, OECD 국가 중 한국은 상당한 고성장 국가’ 등 문재인 혼자만 달나라에서 살고 있는 듯 현실인식과 동떨어진 말을 하고 있다. ‘적폐청산은 전 정권에서 시작한 것이고 우리는 개입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그가 지닌 ‘인식의 부조화’는 대단히 심각함을 깨닫게 된다. 문재인이 직접 수사 지시한 사례만 7~8건에 달하며, 또한 20개 정부기관에 설치된 적폐청산위원회는 무엇인가?
외교, 안보, 국방, 경제, 도덕 모든 면에서 이 정부는 파멸 상태인데도 이를 구중궁궐에 갇혀 있는 한 사람만 모르고 있다. 만약 알고서도 모른 척 하고 있다면 이는 국가에 대한 반역이요, 인격파탄인 것이다. 문재인은 취임 2주년 KBS기자와의 대담 시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김정은과의 대화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김정은이 ‘안전보장에 관한 것인데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을 갖고 있겠는가?’라고 말하였다.”
누가 보아도 이 말은 북에 대한 안전보장이 우선이며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핵무기 포기의사가 없는 걸로 받아들여야 함에도 문재인은 이를 ‘확고한 비핵화 의지’로 받아들였다. 김정은의 발언은 2018. 6. 15.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의 핵우산 철폐라는 주장과 연결되었고 문재인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 비핵화가 아님을 충분히 인지하였어야 했다. 심지어 2019. 1. 1.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의 기사는 “남조선 당국은 이미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북의 비핵화가 아님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하였다.
김정은이 문재인을 가리켜 ‘오지랖 넓게 중재자 노릇한다고 나대지 말라’고 했을 때 이미 문재인을 대화상대로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김정은도 문재인보다는 똑똑하기 때문에 문재인이 이미 정신질환, 즉 ‘인식의 부조화’를 앓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고의적으로 거짓을 말하는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정신병자 ‘조선국왕’과 ‘세계 국왕’이 가진 ‘인식의 부조화’는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겠지만 일국의 통치권자가 지닌 이러한 ‘인식의 부조화’는 3대 세습 폭압정권, 조폭국가(rogue state)에 의한 핵무기 보유의 기정사실화, 나아가서는 민족절멸이라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불과 2년 동안에 이처럼 나라를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문재인이 공을 세웠다면 좌파집단은 인간쓰레기 군상이라는 것을 시민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준 것이다. 문재인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는 조화로운 인식을 요한다) 빨리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2019. 5.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