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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김원율 안드레아  (송파동 )
 

 

1월1일은 새해의 시작임과 동시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한 것은 에페서 공의회(431년)입니다. 성모마리아에 관하여 천주교회에서 믿을 교리로 선포한 4대 교의(敎義)는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 ‘원죄없이 잉태되심’, ‘성모 승천’입니다.

 

마리아는 성령의 힘에 의하여 동정의 몸으로 잉태하시어 아버지와 본질이 같으신 하느님의 아드님(聖子)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셨기 때문에 ‘하느님의 어머니’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는 결코 마리아가 신성(神性)을 지녔다든가, 그리스도의 신성이 마리아로부터 유래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정녀시며,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교의는 그리스도 ‘강생(降生)의 신비’와 떼어서 결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령(聖靈)께서 그대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聖父)의 힘이 당신을 덮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하느님의 아드님(聖子)이라고 불릴 것입니다.”라고 주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순간, 이미 강생구속과 삼위일체의 계시가 이루어졌습니다. 천주교회의 4대 교리, 천주존재(天主存在), 강생구속(降生救贖), 삼위일체(三位一體), 상선벌악(賞善罰惡)에서 두 개의 핵심교리, 즉 ‘강생구속’과 ‘삼위일체’의 교리가 바로 동정녀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마리아의 교의 안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니케아 공의회 (325년) 및 콘스탄티노풀리스 공의회(381년)에서 확정된 신경(信經), 니케아-콘스탄티노풀리스 신경(이하 ‘신경’)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명확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신경(信經)은 성자께서는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 빛에서 나신 빛,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으로서,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같은 하느님이시기에) ‘성부와 한 본체로서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말합니다. 성자께서는 창조되신 것이 아니라 성부에게서 나신 분입니다. 하느님은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셨으며(창세기 1,27), 인간은 창조된 피조물이지만 나신 분은 낳으신 분과 본질이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성자는 성부와 동등하시기 때문에 창조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었습니다.

 

태양빛(성자)은 태양(성부)에게서 나오지만 태양의 본체를 이루며 같은 본질을 지닙니다. 태양열(성령) 역시 태양에서 나오지만 태양의 피조물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태양과 태양빛, 태양열은 함께 만물의 생성(生成)과 성장을 이루며 성자 역시 태초에 성부와 함께 만물의 창조에 참여하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말씀(갈라티아서 4,4)에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도록”하셨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천주성자는 두 번 태어나셨습니다. 한 번은 성부에게서 영원으로부터 신성(神性)으로 태어나시고, 또 한 번은 마리아에게서 (시간 안에서 때가 차자) 인성(人性)으로 태어나셨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에게 신성을 부여하신 것이 아니라 말씀이 육화되어 세상에 오실 때 인성을 부여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일치함을 부인하고,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 대신 ‘그리스도의 어머니’(또는 그리스도 인성의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는 영원불멸의 영혼과 유한한 육신이 결합된 인간이며 육신을 어머니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어머니를 ‘나의 육신의 어머니’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영혼과 육신을 나누임 없이 지닌 온전한 인간이듯이 그리스도께서는 신성과 인성을 나누임 없이 지니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천주 성자이시며 참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참 사람이십니다. 이것이 천주교신자로서 우리가 믿는 삼위일체의 신앙교리입니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께서는 ‘원죄없이 잉태되심’(Immaculate Conception) - 무염시태(無染始胎)를 교회의 교의(敎義)로 선포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동정 잉태는 예수님께서 성모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심을 말하고 있고, 원죄없는 잉태는 성모님 자신이 마리아의 부모로부터 탄생하실 때 티 없이 깨끗하게 태어나셨음을 뜻합니다. 왜 마리아는 원죄없이 잉태되셨을까요? 이는 마리아가 죄에 물든 상태로 아들을 낳게 되면 자손도 그 원죄를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도 피조물이기 때문에 죄에서 구원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미리 죄에서 구원받은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죄에서의 완전한 해방은 예수님의 탄생 예고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소서”)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서 마련되어야만 했습니다. ‘원죄없는 잉태(孕胎)’는 아드님의 탄생 전에 그 어머니의 탄생 때 이루어져야 하는 사건이었으므로, 이를 그리스도의 구속(救贖) 은총을 선취(先取)한 것이라고 합니다.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1950년에 ‘성모승천(聖母昇天)’ 교의를 발표하였습니다. ‘원죄 없는 잉태’가 말씀이 사람이 되시는 강생의 대업(大業)이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한다면, ‘성모 승천’은 그 연결선상의 종착점이며 마리아 신앙의 마침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승천은 ‘은총이 가득한 이’로서 태어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그 몸과 혼이 온전히 하느님 품안에서 마지막 완성의 결실을 이루었음을 뜻합니다. 성모 승천 역시 오랫동안 내려온 하느님 백성의 믿음을 1950년 비오 12세께서 공식 선포한 것입니다. 거룩한 동정녀의 승천은 당신 아들의 부활에 특별히 참여하신 것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의 부활을 앞당겨 실현한 것(선취)으로 볼 수 있습니다.

 

(己亥年 첫날 天主의 聖母 마리아 大祝日에)


입력날짜 : 2019-01-01 (11:15), 조회수 :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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