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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권문제도 한미군사전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옮김)
미카엘  
 
 1. 한미군사문제 논의는 안보정책의 핵심목표와 기존전략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대북안보정책의 핵심목표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지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핵심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북한 전쟁억지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한의 대북군사력은 그동안 꾸준히 강화되어 왔다. 최근에는 남북 간의 경제격차가 커지면서 북한에 비해 우월한 전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지할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향후 십수년 내에도 자주적 억지력을 갖추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바탕으로 대북억지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기존의 대북전략의 기조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북한은 지난 십수년간 군사중심의 통치체제를 강화하고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평화는 김정일 정권의 평화 의지나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막대한 전쟁억지력 때문에 유지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미동맹을 통해 대북억지력을 유지한다는 기본전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작전권 및 주한미군재배치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전시작전통제권을 남한이 갖게 될 경우 대북군사전력이 약화될 수 있다
 
  2003년 전 세계 국방비 총액은 7,500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절반(50.6%)이 넘는 3,800억 달러를 미국의 국방비가 차지한다. 미국의 뒤를 잇는 10개국의 국방비 총액을 더한 액수보다 많다. 특히, 전 세계 군사기술과 관련되는 연구개발비의 80%를 미국이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3년 미국의 국방연구개발비는 470억불이었다. 프랑스의 국방비 총액 350억불 보다 많다. 미국의 정보예산도 300억불이 넘는다. 미국의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 정보력은 현대전쟁을 최첨단 정보과학전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춘근, '부시행정부의 세계전략과 한반도')
 
 최첨단 정보과학전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권한은 정보력과 첨단군사장비를 지닌 진영이 갖는 것이 효율적이다.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군사강국이 있는 유럽도 미국의 지휘나 지원이 없으면 작전을 수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군사장비와 시스템이 미국에 비해 1세대 또는 2세대 이상 뒤져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과 실력이 좋은 대학생이 같이 팀을 구성해 축구를 한다고 가정해보라. 유치원생이 팀을 지휘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아니면 대학생이 팀을 지휘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현재 조건에서 한미동맹의 지휘권 문제를 정치적 구호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갖는 함정이 여기에 있다. 애석하게도 한국군의 정보력과 군사장비는 미국에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한국은 현재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세밀하게 감시하고 비상시에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이른바 '눈'이 없다. 따라서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지휘권을 한국군이 가져오는 것은 군사전략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정치적 명분에 떠밀려 작전권을 한국이 가져오게 될 경우에는 한미연합군은 눈을 감고 싸우는 꼴이 될 것이다.
 
 
 3. 주한미군철수론 및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운동의 이념, 정치적 배경이 불순하다
 
 21세기는 첨단과학전쟁, 정보전쟁의 시대다. 신속하고 강력한 군사행동을 위해서는 정보력과 기술력이 월등한 미국이 전시작전지휘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권 환수 주장이 제기되거나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론이 등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념적 정치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80년대부터 시작된 반미운동은 90년대 들어 주한미군 철수와 작전권 환수라는 구체적인 이슈를 내걸기 시작했다. 미선양과 효순양 장갑차 사고 이후에는 소수 반미운동가들의 주장과 구호가 대중적 반미감정과 복잡하게 결합되기 시작했다. 2002년 이후에는 반미운동에 동참했거나 그러한 운동을 지지한 사람들이 정치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자주국방론이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가 한미간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것은 이와 같은 정치적 사회적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80~90년대의 주한미군 철수론이나 전시작전권 환수 운동은 대북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당시 반미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남한을 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미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남한의 민족자주정부를 세우며 결국 북한식 사회주의로 통일하기 위해 주한미군철수와 작전권환수를 정치적 구호로 내세웠다. 소위 민족민주운동 진영의 정치적 과제였던 셈이다. 일부 민족민주운동진영의 운동노선과 정치적 과제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구체적인 대북안보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지지기반의 한축인 이른바 민족민주운동진영의 정치 노선을 일부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협력적 자주국방론이다.
 
 4. 소위 '협력적 자주국방론'의 두가지 문제점
 
  이미 낡아버린 과거의 반미주의 또는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의 정치적 구호가 왜곡변형된 이른바 '협력적 자주국방론'은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어설프고 불확실한 화해협력통일정책에 의존해 국가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려는 위험한 발상에 기초하고 있다. 국방의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막중한 것이다. 따라서 국방정책은 논란이 많은 정치적 이슈와 사회적 분위기에 이끌려 불확실한 방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특히, 김정일 정권과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국가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은 근거가 약하다. 김정일 정권이 남한의 화해요구에 마지못해 화답하고 있는 것은 정권의 성격이나 대남전략이 변화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생존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김정일 정권은 그것을 정권과 체제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이 위기의 순간에서 한 숨 돌리는 상황이 올 때에는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변하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권과 체제연장이라는 의도가 분명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김정일 정권과의 협력에 안보와 평화를 의존하는 것보다는 경험적으로 검증된 한미동맹 강화론을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전시작전권문제도 한미군사전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처리해야 한다. 만약 작전권 이양문제를 제외한다면 자주국방이란 실체가 없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우리 안보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원칙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며, 한미동맹 강화론과도 상충하지 않는다.
 
 둘째, 현 단계에서 자주국방을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 정부의 국방예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사회는 지금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격변하고 있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높아지고 있는 사회문화적 요구에도 부흥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국가의 역할도 적지 않다. 따라서 구체적인 실익이 없는 자주국방론에 매달려 귀중한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으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순리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춘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면, 국방예산에 필요 이상의 비용을 쓸 이유가 없다. 그럴 비용이 있다면 경제 및 교육, 복지에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은가?
 
 이광백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입력날짜 : 2006-06-23 (18:47), 조회수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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