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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파티마의 성모님발현 98주년 기념미사에서의 이한택 주교님 강론
김원율 안드레아 (송파동 성당)
  

오늘 둘째 독서 필리피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언제나 기뻐할 수 있는 은총을 이 자리에서 청하고, 미사가 끝난 후 각자의 삶터로 돌아가서 집이나 직장에서 또한 성당에서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의 기쁨과 희망을 나눌 수 있는 은혜를 주님께 청합시다. 또한 오늘 성경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하느님의 흠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라고 말씀하셨듯이 여러분은 밤하늘을 비추는 별이며, 여러 형제 자매님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신 것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라도 다른 형제들의 아픔과 슬픔, 고통과 외로움을 함께 하면서 하느님께 청한다면 형제들의 고통을 없앨 수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축복하시고 성모님께서 함께 하시면 우리가 비록 약하고 미소할지라도 우리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엄청난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는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의 힘은 미약하지만 하느님과 성모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면 우리 힘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느님, 그리고 그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성모님께서는 능히 하실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 형제님, 자매님들은 어디에서든 오늘 받은 이 은혜를 나누고 전파하여 많은 형제들이 우리의 기도와 희생에 동참할 수 있도록 초대하시기 바랍니다.


파티마에서 98년 전에 세 아이에게 나타나신 성모님께서는 오늘 우리도 부르고 계십니다. 성모님의 메시지는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전달되고 우리는 이 땅에서 인간의 힘으로 이룩할 수 없는 평화를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 이룰 수 있다는 성모님의 메시지를 가지고 이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파티마에서 성모님께서 만나신 아이들은 열 살 이내의 천진난만하고 순박한 아이였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모님께 ‘어디서 오셨습니까?’하고 묻자 성모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왔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철두철미하게 완벽하게 성모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우리도 역시 성모님의 말씀을 믿겠지요. 그러나 우리 가운데에 ‘의심의 꼬리’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하늘나라가 있는가?’, ‘하늘나라가 있다면 왜 우리가 이처럼 고통 중에 있는가?’라는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우리 마음속에 있을 지 모릅니다. 그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귀부인이 성모님이신지, 하느님의 어머니이신지도 몰랐지만 이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세월호 사고, 지진, 해일, 태풍 등 온갖 고통 속에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고통을 환영하거나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정상적으로는 고통이나 죽음을 환영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십자가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또한 복음 말미에서 ‘일어나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만찬하시던 도중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고 앉으셔서 말씀하신 것 중의 한 부분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상에서 수난받으시고 돌아가실 것을 아셨고 또한 평화의 약속을 하시면서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정치지도자는 많은 평화의 약속을 합니다. 이들에게 평화의 도구는 무엇일까요?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은 우리에게 돈과 먹을 것, 경제적인 지원을 약속합니다. 그들은 명예와 권력을 갖기 위하여 우리에게 평화의 약속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평화의 약속을 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셨을까요? 지금 제대 상에는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십자가 고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화의 도구는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과 마지막 숨결까지 우리를 위해 내놓으신 당신 자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면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몸과 피, 이것이 바로 당신이 말씀하신 평화의 도구셨습니다.


우리 크리스챤은 하느님 말씀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당신의 살과 피를 성체성사의 제물로 내어 놓으신 예수님을 따른다면 우리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단체에서 내 자신이 죽고 희생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나 파티마에서 성모님께서 하신 말씀을 실행할 수 없는 사람은 우리 가운데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가정과 단체에서 평화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를 보십시오. 세월호의 원인이 무엇이며, 세월호를 가라앉힌 사람들이 누구인데 오로지 대통령에게만 매달립니까? 지금 우리의 정치에는 예수님 당신 자신이 죽으면서 자신의 살과 피를 내놓으셨듯이 내 자신을 내놓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진정 실천하고자 한다면 자신을 내놓아야 합니다. 자신을 죽여야 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위해서 죽을 수 있어야 하고 어버이는 자녀를 위해서 죽을 수 있어야 하며 어머니는 가정을 위해서 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인천의 어린이 집 사건을 보면 아이들이 다치고 하니까 부모들이 쫓아가서 난리를 부립니다. 그러나 내 자식을 내가 돌보기 힘들어서 돈내고 보모들에게 맡겨서 보모들이 20명, 30명 씩 돌보는데 이들이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희생하고 돌보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내가 내 자식돌보기 힘들어 남에게 맡기는데 친엄마가 못하는 것을 보모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엄마가 아이들을 위하여 죽을 수 있어야 하고 아버지가 아이들을 위하여 피를 흘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인간이 되어 내려오셔서 자신의 모든 것을 우리를 위하여 내어 놓으셨듯이 우리도 자신을 내어 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에서 ‘전능하신 천주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고 믿음을 고백합니다. 대한민국의 천주교 신자들은 정말로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습니까? 그렇다면 어찌하여 우리는 ‘세월호’라는 문제를 만나서 전능하신 하느님께 매달리면서 기도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하느님께 매어달리고 기도하기 전에 모두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기에 바쁩니다.


성모님이 파티마에서 우리에게 전하신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회개하라’였습니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하실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가정에서 엄마, 아빠, 교회에서 신자들, 그리고 나라에서 대통령이나 지도자, 국회의원, 검찰, 판사, 재벌 모두 할 수 있는 일이 다릅니다. 우리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제가 열심히 기도하라고 하면 ‘기도만 하면 뭐합니까? 배가 고픈데’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성모님의 메시지를 믿고 전능하신 천주 성부를 믿는다면 어떻게 묵주기도의 효과를 의심할 수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보아도 묵주기도의 효과는 이미 드러났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는 공산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시라고 신자들에게 권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총, 칼을 들고 나서지 않으셨고 어떤 단체도 선동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교황님께서는 단지 바티칸에 계시면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동구권이 무너졌고 그 막강한 힘을 자랑하던 소련이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만약 기도의 힘을 믿는다면 세월호 문제야말로 참으로 하찮은 것에 불과합니다.


1917년 성모님께서 세 아이에게 나타나시기 전 해 1916년에 천사들이 세 아이에게 세 차례에 걸쳐 봄, 여름, 가을에 나타났습니다. 천사가 나타나서 세 아이에게 가르쳐 준 첫 번째 기도는 ‘저의 하느님, 당신을 믿고 찬미하며, 의지하고 사랑하나이다. 당신을 믿지 않고 찬미하지 않으며 의지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용서하여 주소서’라는 기도를 전달하였고 ‘나와 같이 무릎 꿇고 기도하자’고 권하였습니다. 세 아이는 천사와 같이 무릎 꿇고 기도하였고 천사는 떠나면서 이 기도를 자주 하라고 신신당부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많은 형제 자매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 괴로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들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드립니다.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하여 누구에게 의지하고 누구를 믿습니까?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의지합니까? 아니면 우리는 돈을 믿고 의지합니까? 우리는 대통령을 믿고 의지합니까? 우리는 정치하는 사람들을 믿고 그들에게 의지합니까?


파티마의 세 아이들은 오로지 천사의 말을 믿고 꾸준히 기도하였습니다. 우리는 천진난만한 이들 세 아이만큼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까? 이 아이들은 글도 몰랐으며 달력도 숫자도 읽을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 문제를 세상이 약속하는 세상의 방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천사는 우리에게 돈이나 법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우리에게 일렀습니다.


우리가 의지하고 우리가 믿어야 할 분은 오로지 전능하신 하느님, 천주성부이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 천지의 창조주을 믿습니다’고 말로만 하면서 실제로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 우리 동네, 우리 교회, 이 나라의 문제를 정말로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께 맡겨드릴 수 있습니까?


천사들이 두 번째 아이들에게 나타났을 때 천사는 다음과 같이 아이에게 말하였습니다. ‘기도하여라. 많이 기도하여라. 예수님과 성모성심께서는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려고 하신다. 지존하신 분께 기도와 희생을 바쳐드려라.’ 하느님은 일자무식인 세 아이를 받아들이고 기도를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공부도 많이 하고 훨씬 똑똑하지만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할 줄 모릅니다. 순진한 아이들은 “어떻게 희생을 바쳐요?”라고 물었습니다. 천사는 말합니다. “너희가 당하는 모든 것을 희생으로 삼고 주님께 바쳐라.”

저는 비록 가진 것이 없고 나이들었기 때문에 팽목항에 돈 보따리 들고 가지 않고 안산에 가서 밤을 새지 않더라도 제몫으로 매일 희생을 바치고 있습니다. 저에게 찾아오는 사람, 저에게 싫은 소리 하는 사람 모두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제가 팽목항, 안산에 가지 않더라도 제가 앉은 자리에서 희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희생을 행할 수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 아이에게 힘겨운 것을 요구하지 않으셨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아낌없이 행하도록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우리는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내가 행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됩니다.


세 번째 천사가 나타났을 때 천사는 손에 성작과 포도주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성작의 위에는 제병 즉 성체가 떠 있었고 성체에서는 핏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지면서 성작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천사는 아이들에게 말씀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인간들에게서 지독한 모욕을 받으시고 외면당하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라. 은혜를 모르는 인간들의 죄를 보속하여 하느님을 위로하여라. 기도하고 보속을 바쳐라.” 우리는 영성체를 영하면서 누구에게 주먹질하고 욕하며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과 회심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을 기억하면서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성모님이 세 아이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탁하신 것이었습니다.


1917년 10월 13일 성모님께서 세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나타나시면서 하신 말씀은 참으로 우리 가슴에 사무치는 말씀입니다. “인류는 더 이상 하느님 마음을 상하게 해드려서는 안됩니다. 그분은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오늘 미사에서 우리는 하느님께 이 나라의 평화통일과 이 땅의 평화를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우리는 파티마에서 성모님께서 세 아이들에게 하신 말씀을 아이들처럼 진정으로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고 하느님을 믿어야 합니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성모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성모님에게 우리의 기도와 희생을 바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합시다.


입력날짜 : 2015-06-07 (01:13), 조회수 :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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