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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다미아노 신부님, 신부님 마음속의 악령부터 먼저 쫓아내십시오
김원율 안드레아 (송파동 성당)
  

요즈음 제 주변의 몇 분이 신부님이 쓰신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을 읽고서 마음 속에 분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몇 가지 예가 있겠지만 1월 23일 자 묵상 글에 대해서 여기서 고찰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비문화 시대에 복음적 삶에 관한 성찰에서 악령에 관한 생각이 많아졌다. (중략) 노아 시대의 환락, 광야에서 예수님을 유혹하던 악마와 그 세력들이 엄청난 물신 우상의 세력으로 성장해 우리 시대의 창조의 질서와 복음적 삶을 포위하고 있다.


돈이 대접받는 시대에 악령은 당당하게 군림한다. 금융과 기술과학을 떠받드는 악령의 위용은, 복음을 한 입에 넣어 삼키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패권 시대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신부님 참으로 대단한 통찰력이십니다. 저희 같은 평범한 신자들은 그저 오늘 날 자본의 축적으로 이룩된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른 편리함에 감사하면서 그저 하루 하루 주어진 생활에 만족하면서 일상을 삽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성직자라서 그러신지 저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악령의 존재까지 보시고 이들 악령이 ‘복음을 한 입에 넣어 삼키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패권시대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는 감탄할 만한 인식을 나타내셨습니다.


요즈음 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 교회 내의 진보적인 논자들은 교회의 ‘사회적인 가르침’ (social teaching), 즉 사회교리가 교회의 대세라고 합니다. 그런데 레오 13세 교황성하의 위대한 통찰력이 담긴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에서도 “인간의 욕구는 한번 충족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즉, 오늘 충족된 욕구가 내일이면 다시 꿈틀거린다. 그러므로 자연은 인간이 자기의 끝없는 욕구를 적절히 충족시켜 줄 재화들을 지배할 수 있도록 그 권한을 인간에게 부여하였음이 분명하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회칙은 인간이 자연에서 오는 풍요로운 결실이나 자본의 축적에서 오는 기술 진보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신부님께서 이웃이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데 대하여 혹시 위화감이나 시기심을 느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미 우리 사회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에 있습니다. 이러한 대량소비의 경제순환 속에서 많은 서민,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민중들이 그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물신주의 악령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신부님이나 주교님, 그리고 평신도까지 그 어느 누구도 악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신부님도 물신주의를 주도하는 재벌이 연구개발한 휴대폰을 사용하고 계실 터이며 멀리 가실 때에는 비행기나 KTX를 이용하시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시겠지요.


제가 신부님의 글을 보면서 떠오르는 글이 있어 여기에 옮깁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영성신학자인 안셀름 그린 신부님의 글입니다.


천국에서 비난거리를 찾는 사람들


수프마다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천국에서조차 비난거리를 찾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에 감탄하고 칭찬하면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그리하여 그들은 남들이 감탄하고 즐기는 것을 파괴하려 든다.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도, 하느님도, 천국도, 지옥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러한 사람들 옆에서는 살 수 없다. 그들은 주변사람들까지 아래로 끌어내리려 한다. 그들은 불만, 싸움, 불화의 기운을 널리 전파시키려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들과 경계를 긋고, 우리의 영혼을 보호하는 길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들이 나에게 불화의 기운을 전염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들을 설득하려는 것은 헛수고이다. 다만 ‘너는 네 방식대로 살아라. 나는 나 자신에게 머무르면서 내 방식대로 세상을 보련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제가 신부님의 이력을 보니 사제단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더군요. 이에 대해서는 본문의 주제가 아니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의구현사제단 40주년 학술대회에서 신부님이 발표하신 내용을 보니 이런 내용도 있더군요. ‘탐욕과 독재의 악령이 민중들 손에 넘겨졌는데 그 민중이 악령에 포박된 상태라면 독재의 악령이 민중의 악령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 된다. 왜 빈곤층과 저학력층 들은 자신의 이익에 불리한 정책을 가진 부자 보수정당을 지지하는가?’ 그리고 신부님은 빈자와 약자가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심리적 괴질(怪疾) 현상을 삼악(三惡)이라고 규정하셨습니다. 신부님, 제가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18대 대선에서 1600만 가까운 분이 새누리당의 후보에 투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 1600만 투표자 모두가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들입니까?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보수정당을 찍었다면 이들이 심리적 괴질에 걸린 사람들입니까? 신부님, 성경이나 교리, 어디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헛소리를 깨우치셨습니까?


신부님 매일미사 묵상의 글에서 이런 헛소리를 하시면서 신자들의 분심을 자아내시려면 차라리 붓을 거두십시오. 세상에 있는 악령을 추방하겠다고 나서시기 전에 먼저 신부님 마음 속의 악령부터 쫓아내십시오. 그리고 마음속의 분노와 불화, 적개심과 투쟁심을 내려놓으시고, 평화와 사랑이 가득 찬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오늘의 묵상’ 글을 쓰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저 자신부터 신부님을 응원하고 신부님을 따르겠습니다.



입력날짜 : 2015-01-28 (11:20), 조회수 :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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