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주교회의 정평위는 위원장 유흥식 주교 명의로 각 교구의 성당에 공문을 보내 신자들에게 노후 핵발전소(월성 1호, 고리 1호)의 연장운전에 반대하는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공문은 정부가 핵발전소 연장운전이라는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면서 찬핵과 반핵을 모두 고찰하더라도 핵 발전과 신앙은 공존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이라는 문헌에서 주교회의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핵과 사회교리원리’
131항 : 핵무기와 핵발전이 현대 과학기술과 자본, 정치권력이 결합하여 생산한 새로운 형태의 재화라면, 그 또한 개인과 민족을 성장시키기 위한 유용한 도구여야 하며,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착취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개인과 민족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유용한 도구라고 주장하더라도, 소외와 착취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핵무기와 핵 에너지는 재화의 보편목적과 공동사용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핵무기는 자연과 시민을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착취한다.
132항 : 더구나 “재화의 보편목적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선적 선택’을 요구한다는 교회의 특별한 가르침”을 되새기면 핵발전과 핵무기는 사회적 약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기에 교회의 가르침과 대립한다.
이러한 주교회의의 핵 발전소에 관한 편견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이 보장되어도 천주교 성직자들과 시민단체(주로 좌파가 중심이 된 단체)를 설득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는 이미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단계에서 입증된 바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은 듣도 보도 못한 구럼비 바위가 매우 희귀한 자연유산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제주도에 지천으로 깔린 현무암 바위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은 있지도 않은 강정마을 앞바다 연산호 군락을 문제삼았으나 환경시민단체에서 선임한 용역업체에서 문제없음을 인증받았고, 야당 국회의원이 방문한 자리에서 잠수부 동원하여 탐색했지만 연산호 하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군락지가 아닌 곳에 서식하는 ‘붉은발말똥개’등을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여 군락지로 옮겼다. 그렇게 하였음에도 천주교 성직자를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막무가내로 해군기지 건설을 10년 이상 반대해오고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12월 9일 주일미사 주보에 끼여져 나온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명의 인권주일담화문에 다음과 같은 말이 들어 있었다.
“한국천주교회는∙∙∙∙∙∙환경과 생태계, 인간생명, 정의와 평화를 위협하는 4대강 개발, 핵에너지 확산정책,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4대강 개발, 핵에너지 확산정책,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결의를 한 적은 없었다. 주교회의에서 모든 주교가 찬성하지 않고서는 천주교의 공식의견으로 채택되지 않으며 당시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의 담화문은 명백하게 교회법 455조 4항을 위반한 것이다. 심지어 인천 교구의 정평위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의평화’ 지에서 ‘대선후보 정책평가’라는 란을 통해 노골적으로 야당의 대선후보를 지원하였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핵발전소 확대정책 중단 및 탈핵’이라는 항목에 관한 대선후보의 평가에서 사회교리 486항을 거론하면서 새누리당 후보의 의견과 민주통합당 후보의 의견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누가 보아도 편향된 선거운동을 하였다. 이와 같은 과거의 경험은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위원회인 정의평화위원회가 사회교리적 관점에서 반핵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순수성을 의심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 이들의 정치참여는 영성의 함양과 보편성이라는 전제를 무시하고 진영논리에 함몰된 편향성을 지녔다.
2015년 1월 23일 중앙일보의 한 기사를 보면 많은 사람이 객관적, 중립적 인물로 꼽은 한분의 전 한수원 사장과 기자의 인터뷰가 나온다. 그는 설계수명이라는 용어부터가 잘못되었다고 단언한다. 수명은 생물에게 사용하는 용어이며 설계수명이 아니라 설계기간, 수명연장이 아니라 면허갱신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며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그렇게 칭하고 있다고 하였다. 오래된 자동차를 고쳐서 타고 다니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듯이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다시 운전할 수 있음에도 안심성까지 평가하려고 들면 문제이다. 실제 정부는 ‘1만년에 한번 생기는 재난에도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는 안전성, 경제성 외에 사회적 수용성까지 요구하면서 월성 1호기는 재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리고 전문가의 영역은 전문가에 맡겨야 하는데 망국적 포퓰리즘과 국민정서 때문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원전 재가동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하였다. 여기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과 일부 주교 등이 좌파의 진영논리에 가세하면서 사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원안위가 15일 오전, 설계수명이 끝난 핵발전소 월성 1호기 연장 운행 여부를 심사함에 따라, 이날 서울 종로구 원안위 앞에서는 월성 1호기 운행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과 주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환경연대,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의 정당, 그리고 월성 주민들은 월성 1호기 폐쇄를 요구하였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평위의 핵발전소 연장운전반대를 위한 신자들의 서명참여 공문을 보면서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백보를 양보하여 정평위의 주장에 타당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자력에 대한 전문가의 영역이며 그들의 토론에 맡겨야 옳다. 안보나 원자력에 대하여 문외한인 천주교 주교들이 진영논리에서 어느 한편에 가담하여 끝간 데 없이 해군기지나 원자력 발전 등 온갖 세속의 잡사에 관여하는 것은 사회교리의 정신도 아닐 뿐더러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 자유, 정의에 부합되는 일도 아니다. 지금은 권위주의 시대도 아니며 누구나 입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신자들의 영혼을 돌보아야 할 성직자들까지 굳이 나서서 시민단체들과 합세하여 흙탕물을 튀기면서 국가 정책에 대하여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마지막으로 정의를 구현하겠다면서 끝없이 분탕질을 치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에게 다음과 같은 ‘간추린 사회교리’ 206항을 들려주며 이 글을 끝맺는다.
정의는 사랑 안에서 완성되어야 한다. 정의라는 것이 정의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음이 과거의 경험에서 입증된다. ‘최고의 정의는 최고의 불의다.’ 라는 격언이 나오기까지 한다. (사회교리 206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