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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서품 받으시는 사제들에게 드립니다
김원율 안드레아 (송파동 성당)
   

2월 7일 서울대교구에서 38명의 부제님이 새로이 사제로 서품받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여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용두산 기슭의 주교좌 성당의 추억


제가 나서 자란 곳은 부산입니다. 부모님이 신자였기 때문에 유아세례를 받았고 초등학교 4학년 경에 첫영성체를 받고 용두산 기슭에 있는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에 다녔습니다. 주일 미사가 끝나면 용두산에서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친구와 같이 놀곤 하였습니다. 1960년 중학교에 입학하고서는 소년 쁘레시디움에 입단하여 복사를 하였는데 이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이라 미사 경문을 라틴어로 외어서 미사를 하였습니다. 미사 시작 때에 ‘앗떼움귀 레티피갓 유벤뚜뎀 메암’, (나 이제 천주의 제대 앞으로 나아가리이다) 그리고 사죄경에서 ‘메아 꿀빠, 메아 꿀빠, 메아 막시마 꿀빠’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라고 외었던 구절이 지금도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시 중앙성당에서 여섯명이 광주에 있던 소신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평소보다 이례적으로 많은 학생이 진학하였으므로 참으로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기뻐하시던 수녀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 친구 중 신학대학까지 졸업하고 사제가 된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사제가 된다는 것이야말로 주님의 부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사제에 대하여 더욱 경외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혼란과 분열에 휩싸인 천주교회


최근 교회가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분으로 존경했던 사제들이 더 이상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의 한 성당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의 한 신부와 평신도 간에 차마 글로 옮기기 민망할 정도로 막말이 오고 가는 영상이 인터넷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정하상 바오로 성인은 종교라 함은 동 • 서양을 막론하고 그 거룩함으로 종교의 참되고 참되지 않음을 구별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제들이 본연의 거룩한 모습을 팽개치고 강론대에서 저주와 증오심이 가득한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망연자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환멸에 젖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일부 친북사제들은 북한을 방문하면서 인민의 고혈을 빤 돈으로 호의호식하고 돌아와서는 친북정권의 수립에 온갖 책략과 선동을 일삼았습니다. 수원교구 주교좌 성당에서는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하는 만화를 학생들에게 교육하다가 이에 항의하는 중학생을 신부가 폭행하여 학부모에게 고발까지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돌멩이 하나도 훼손하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난다고 하면서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연좌하면서 공사를 극렬하게 반대하는 신부님 수녀님들....  제가  새로이 서품되시는 신부님들에게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신부님!  이것이 진정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선거 전에 온갖 선전과 담화문 등으로 친북정권 수립을 획책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북의 주장에 동조하여 대선불복의 돌격대가 되어 온갖 추태를 부리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 신자들은 이들을 마귀집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 제가 이들에게 느꼈던 실망감, 분노, 환멸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릴 때 신비스럽기까지 했던 신부님의 긴 가운, 그리고 아무도 사제의 직분에 달하지 못했던 제 친구들을 보면서 사제의 성소에 대하여 느꼈던 외경심이 사라져버리고 만 지금 이러한 환멸을 안겨주었던 사제들에게 저는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왜, 무엇 때문에 우리 교회를 파괴하고 나라를 무너뜨리고자 그토록 광분하는가?’


‘김현희는 가짜다’고 선동하였던 162명의 사제들, ‘댓글로 당선된 대통령은 퇴진하라’ 고 외치면서 거룩한 미사 성제를 정치선동의 장으로 이용하는 정치 사제들, 이것은 교회의 본모습이 아닙니다. 새롭게 사제품에 오르시는 분들께서는 이러한 선배들의 모습은 꿈에라도 본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사제의 모습은 무엇인가?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 ‘당신은 누구십니까?’ (Who are you?)라고 물었을 때 하느님께서 ‘나는 나다’( I am who I am)라고 답하셨습니다. 우리는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일 때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지닙니다. 사제는 사제일 때, 평범성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말씀을 전할 때 하느님과 가장 닮은 모습을 지니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예언자가 되고 하느님이 되고자 하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은 내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메시아가 되고 하느님이 되고자 하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명성과 인기는 아침 해가 떠오르면 속절없이 사라지는 밤안개와 같은 것입니다. 자신이 두드러지고 남보다 위대한 그 어떤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거짓 예언자들 때문에 우리 교회가 하루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평범성 속에 바로 성령의 모습이 감추어져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이 정의의 투사가 되고자 하는 소영웅주의에 찌든 사제들 때문에 이들은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신자들로부터 마귀집단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습니다.


일순간의 명성에 취한 일부 정치 사제들은 그들의 인기와 갈채가 영원할 줄로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입니다. 인간은 오늘 명성에 취하고 갈채에 들뜨지만 내일이면 한없이 외로워하고 허무해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또 다른 명성을 위하여 더욱 더 과격하고 일탈된 행동을 합니다. 그러나 남는 것은 비웃음과 탄식 밖에 없음을 이들은 깨닫지 못합니다. 이들은 지금도 부정에 맞서는 것이 예언자의 사명이라고 하면서 망상과 집착에 빠져 헤어나지 못합니다.



사제의 길, 영원의 길


새로이 사제의 직분을 맡으신 신부님께서 비록 신학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셨는지 저로서는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혹시나 교수님 중에서도 ‘사제는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헛소리를 주절거리는 분들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요. 새내기 신부님들께서 거룩한 사제가 되셔서 신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성직자가 되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사제의 눈은 현세가 아니라 영원을 향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오로 사도의 필리피 서 말씀을 전해드리며 제 간언을 마칩니다. 다시 한번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사제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입력날짜 : 2014-02-05 (10:24), 조회수 :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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