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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께서는 진정 신부들의 정치참여를 바라시는가?
김원율 안드레아 (송파동 성당)
  


대한민국의 헌법은 왜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헌법 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오류를 전제로 하는 신앙이 정치문제에 개입하면 타협의 여지를 없애고 극단적인 분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신자는 세례 받을 때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의 교리를 믿고 따른다는 것을 전제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으며 ‘창조주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잉태되고 나셨으며 수난 후에 사흘 만에 부활하셨음을 믿습니다’는 신앙고백을 하게 됩니다. 예비자들이 만약 이러한 교리를 믿지 못한다면 세례를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하느님의 자녀로써 그리스도 공동체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수호 천주교인모임의 지도신부이신 김계춘 신부님은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이지만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이는 성직자이건 평신도이건 같다. 성직자도 해외 여행할 때는 대한민국의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함의를 품고 있습니다. 성직자이건 평신도이건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임과 동시에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면에서 하느님의 다스림을 받지만 세속에서는 대한민국의 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라도 교회의 사제와 주교들이 대한민국의 헌법위에 군림하려 하고 초법적 권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나라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해친다면 그 불행과 고통은 천주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평신도는 당신들의 홍위병이 아니다


신앙과 도덕의 사안이 아닌 일반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 까지 사회교리와 주교회의의 무오류권을 내세워 평신도의 순명을 강요한다면 분명 문제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는 신앙과 도덕에 한하여 교회의 무류권을 인정한 교회법을 부정하며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이 나라의 헌법 정신에도 전적으로 어긋나는 것입니다. 주교회의 의장과 일부 주교들은 자신들이 임의로 결의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를 전체 주교회의의 결정인양 포장하고서는 신자들은 신앙의 스승이요 학자인 주교의 결정에 순명해야 한다면서  540만 평신도들마저 그들의 반정부선동의 홍위병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반 그리스도교적 행태를 저질렀습니다.


신자들이 사제에게 정치적인 강론은 삼가달라고 말하는 것은 사제의 거짓과 선동적 주장이 듣기에 역겹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제의 강론이 정치에 관한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신부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사제들의 주장이 과격하고 일반 신자나 시민들의 상식에 맞지 않는 거짓과 선동, 억지주장을 늘어놓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7년간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선정되었던 피에르 신부님은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스에 대항하여 레지스탕스에 참여하였고 전후에는 사제 신분으로 국회의원까지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정치에 관여하였다고 비난한 프랑스 국민은 없었습니다. 사제가 정치적인 행위를 하였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분들의 믿음과 사랑이 중요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사회교리의 가르침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일부 신부들 주장처럼 인간의 밥 먹는 행위, 숨쉬는 행위까지도 넓게 보면 정치와 관계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대전 신학대학의 김유정 신부님께서 ‘지금 여기’라는 가톨릭 언론에서 사제의 정치참여에 대하여 이런 저런 글을 써신 것을 읽었지만 참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김유정 신부님은 병오박해 당시 김대건 신부가 당시에 서양 선교사와 내통했다는 것이 오늘날로 따지면 국가보안법을 어겼다는 죄로 처형되었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변설입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며 포악한 집단인 북한으로부터 나라의 안전을 지키자는 국가보안법을 왜 김대건 신부님의 순교와 연관 짓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보안법을 은연중 잔인한 법으로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지도 모르지요.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 밖에 없다. 북한에는 종교인이 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 따라서 종교인은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종북이다.’ 이 정도되는 궤변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기발한 궤변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신부가 제 아무리 반정부 선동을 하고 난리를 쳐도 감옥에 집어넣거나 공권력에 의한 박해가 있습니까? 지금 정부나 정치인과는 무관하게 평신도들이 정치사제들로부터 교회 본연의 모습을 찾자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평신도입니다. 사제가 평신도의 말은 듣지 않고 정부에게만 대립각을 세우며 정부의 박해 운운 하면서 자신들이 핍박받는 순교자 인양 행세하는 것을 보면 구역질이 날 지경입니다. 그리고 구약의 예언자들 이름은 모두 들추어 내면서 그들이 당시의 임금에게 직접 경고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정치개입이다, 지금 자신들이야 말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 적 사명을 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몇 일전 1월 15일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제들이 욕심 때문에 엉뚱한 일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야 말로 거짓 예언자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진정 가슴에 와 닿습니다. 지금 그렇게 주교, 사제들이 사사건건 정부의 사업을 방해하고 정부를 비방하고 대통령 하야를 부르짖고 있지만 이 때문에 기소되거나 재판에 회부된 사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더 기가 살아서 천지 모르고 날뛰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강론시간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대신 잡스러우며 저주와 증오의 말을 내뱉는 사제에게 그나마 신자들이 직설적으로 말하기 곤란하여 예의를 갖추느라고 ‘정치적인 강론은 삼가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을 사제들은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누구냐 하면  정의구현사제단이라고 일컬어지는 세상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비열한 종교집단에 속한 사제들입니다.


이들이 정치에 개입하지 말아달라는 평신도들의 바른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이들이 바라는 환상적인 세상은 전국의 540만 평신도들이 붉은 주교들이 주축이 된 주교회의의 교도권에 순명하면서 그들의 홍위병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예컨대 주교회의에서 입맛에 안 맞는 대통령을 무슨 트집을 잡든지 퇴진시키자고 일부 종북주교만 모아놓고 퇴진결의를 조작하고 4대강처럼 주교회의 무류성을 선포하여 전국의 평신도들을 정권퇴출 홍위병으로 끌어들입니다. 다음 순서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리하여 중국의 문화혁명처럼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드디어 그들의 검은 정치적 음모가 성취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신자들이 ‘정치적 강론을 삼가주십시오.’라고 한다면 이 모든 원대한 포부가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니 이들 붉은 사제들이 ‘정치개입 삼가···’ 운운 하면 그만 개가 뜨거운 홍당무를 씹은 듯 펄쩍 펄쩍 뛰고 이 때문에 김유정 신부같은 분이 구구절절 사제의 정치개입이 왜 정당한가 하는 글을 장황하게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나라의 국민이나 평신도들이 이들 사제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남을 평가하는 것은 자신의 인격 수준을 넘어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을 빨간 안경을 끼고 보는 인간들은 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세상을 붉게 보고 있는 줄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황님께서 사도적 권고에서 진정으로 뜻하시는 바는 무엇인가?


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성하께서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을 발표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중 4장 복음선포의 사회적 차원 183항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만약 사회와 국가의 정의로운 질서가 정치의 중요한 책임이라면 교회는 정의를 위한 싸움에서 가장자리로 물러서면 안됩니다.’ (If indeed “the just ordering of society and of the state is a central responsibility of politics”, the Church “cannot and must not remain on the sidelines in the fight for justice”.)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미사를 행하였던 수원교구 기산성당에는 “좋은 신자라면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복음의 기쁨’이라는 권고를 다시 읽어보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나 캘커타의 복자 데레사처럼 우리는 침묵하면서 교회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은 교회 안에만 안온하게 머물지 말고 나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란 뜻이었지 교회 밖에 나가서 데모하라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교황님 말씀 중 자기들 입맛에 맞는 한 구절을 떼 내어서 이를 플래카드에 써 걸어 놓고 어떠한 부정부패에 연관됨이 없는 대통령에게 물러나라고 시국 미사 드리는 사제들을 교황님께서 보신다면 교황님께서는 ‘이 자들은 사탄이구나’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대전 가톨릭 대학의 김유정 신부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사회교리 206항 (사랑의 길)은 “정의는 사랑 안에서 완성되어야 한다. 정의가 정의 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할 수 있다. 역사적 경험은 ’최고의 정의는 최고의 불의다‘라고 가르친다. 사랑은 복음과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이루는 자비로운 사랑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정의를 지나치게 부르짖기보다는 참고 인내하며 교회 안에서 머무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지금은 교회가 나서야 할 만큼 인권이 무시되지도 않으며 당신들이 외쳐야 할 만큼 그렇게 부정부패가 횡행하는 시기도 아닙니다.


간추린 사회교리를 집대성하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추기경의 책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라는 책에는 자신을 13년간이나 가두었던 월남의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원망과 미움 대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그는 13년의 영어생활 중 9년을 독방에서 지냈습니다. 대전 가톨릭 대교수 김유정 신부는 구엔 반 투안 추기경이 곧 시복되실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이분은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직자라는 사실입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주절주절 늘어놓는 정의와 심판, 거짓예언자의 선동 대신에 이분의 말씀은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99쪽에는 경찰과의 대화가 나옵니다. “선생님은 석방되시면 신자들을 시켜 저의 집을 불태우시겠지요?” “아닙니다. 저는 원수를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는 더 이상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의 책에는 많은 감동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감옥에서 수많은 밤을 보내면서 성덕에 이르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길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 이제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겠습니다.”


만약 김유정 신부님께서 진정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면 신학생들에게 반정부 교육을 하면서 ‘사회교리 전체가 정치에 참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헛소리를 주절거리실 것이 아니라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의 참된 사랑의 정신을 제자들에게 전하여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입력날짜 : 2014-01-17 (21:18), 조회수 :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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