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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난민들’은 왜 생기나
선거 기간 동안에 가장 훌륭했던 사람은 정진석 추기경인 것 같다.
송정숙 글라라 (서초동본당)
 

그분은 말했다.

『교회는 공동체의 심각한 분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그런 염려가 있으므로 그런 발언을 하신 것일 것이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우리나라의 미래와 행복에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투표에 임해야 한다고 진정어린 당부를 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진작부터 이른바 「신앙 난민(信仰 難民)」이 많이 생겼다. 천주교는 자기 사는 곳의 가톨릭 교회에 교적을 두고 교적이 있는 교회에 다니는 것을 권한다. 그것이 올바른 신앙생활임을 교회는 신자들에게 가르친다. 그런데 그러지를 못해 스스로「난민」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신이 남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짓』이라며 이상한 사진 자료 같은 것을 영상자료로 만들어 교회에서 틀어대고 즐비하게 사진전시를 해가며 반대하는 일부 신부들이 부임해 있는 성당의 신도들이 이런 「난민」이 된다. 그 신부들은 제주도의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논리도 목소리 높이며 강조하고 선전한다. 그런 신부들은 총선이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특정 정당을 비난하며 그런 정당을 지지하지 말 것을 여러 신앙 매체를 통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 신부를 만난 신도들이 「신앙 난민」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교회에 나가기가 싫고 힘들어져서, 그렇다고 신자가 미사를 드리지 않는 허물을 범할 수는 없어서 이 성당, 저 성당 등 다른 성당을 떠돌며 미사를 지낼 수밖에 없어진 사람들. 그런 처지를 그들은 스스로 「신앙 난민」이라 자조(自嘲)한다. 좀 서글픈 현상이다.

 

정추기경이 지적한 「공동체의 심각한 분열」의 현저한 예가 바로 그런 것이다.

성직자에게는 그 직함이 지닌 신성 불가침해 보이는 권위가 있어서 세속의 사람들은 그런 것에 경외를 느낀다.

사람들이 가진 그런 외경감을 이용하여 당치도 않는 정치적 행위를 신앙의 일부처럼 강요하거나 특정 이념에 경도된 부당한 행동에 참여를 선동하는 일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러다 보니까 아주 해괴한 일이 벌어진다.

수원 교구에서 있었다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안 좋은 예가 된 것 같다.

그건 참 희한한 사건이기도 했다.

성당에 신자로 다니는 소년이 성당에서 바로 그 성당의 신부에게 「벌겋게 부어 오르도록」 얻어 맞았다고 해서 신부를 고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느 교회에서든 학교에 다니는 어리고 젊은 세대의 신자를 맞아 들이는 일에 열을 올린다. 그들을 이른 시기에 독실하고 진실한 신자로 성장시키기 위한 일은 아주 뜻깊은 일이므로 아주 많은 정성을 쏟는다.

특히 우리 청소년의 경우는 공을 아무리 들여도 잘 와주지 않아서 애를 쓰는 것이 성당의 사정이다.

아마도 어느 신앙 공동체라도 같은 사정일 것으로 안다.

중학교에만 이르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너무 바빠서 부모나 가족조차도 그들을 잘 만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정신적 교육으로 이끄는 일이 더욱 중요하여 교회는 각 가정의 부모들에게 그런 교육의 분담을 교회에 맡겨 주기를 당부하며, 교회로 흡수하기를 를 바란다.

그런 대상인 중학교 학생 신자를 신부가 손찌검해서 고소를 당할 지경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아주 어렵다못해 해괴한 상황이다.

그것도 그 중학생이, 목회자인 신부가 분노해서 마구 때릴 만큼 저지른 허물이라는 것이 신앙 생활에 어긋난 일 때문에 저지른 잘못이 아니었다.

해당 신부가 신앙의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유를 신도들에게 강요하는 일에 소년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이다.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해군(海軍)」을 「해적(海賊)」으로 표현한 만화를 돌려 보여주며 그것이 옳다고 강조하는 신부에게 어린 소년이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던 것이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세우는 일은 국가적으로 합당하고 옳은 일이라는 주장을 하는 소년에게 신부가 했다는 말이 놀랍게도

『어디서 배워 먹었길래 그렇게 잘못 알고 있냐』였다고 한다.

신부야말로 어디서 「배워 먹었길래」 이렇게 잘못되어 있는 것일까.

 

1571년에 이슬람의 오토만제국의 함대는 지중해를 장악하고 이태리지역을 침공할 전략으로 서부 그리스 파트라스만 북단을 출항하여 이태리 남단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교황 비오 5세가 축복한 가톨릭연합함대는 메시나에서 출정하여 사력을 다하고 성모님께 기도하면서 사투를 벌려 이슬람 해군을 격파하였다.

이 해전이 서방의 문명과 가톨릭교회를 지킨 역사적인 레판토의 해전이다.

성경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총살당하는 북한집권 군부세력의 반문명과 로마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징역을 살아야 하는 중국 공산당의 반교회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조국 한국의 해군 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반대하고, 그 반대하는 일을 따르지 않는다고 어린 소년 신도를 때려서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만드는 일을 오늘의 가톨릭 사제라는 사람이 해도 되는가.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해군 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망발하는 신부를 대한민국의 소년 신도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너무 잘 「배워먹은」소년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평화와 화해의 신심을 교화해야 하는 신부가 어린 신도에게 손찌검을 해서, 소년과 가족이 법에의 호소를 생각해야 할 만큼의 일을 벌였다는 일은 좀처럼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성당 측은, 소년을 신부가 어깨와 팔을 다독여 주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것도 본인의 말이 아니라 같은 교회에 있는 다른 신부가 변명으로 해준 말이다. 「다독여주는」것으로 『아이의 팔이 벌겋게 부어오르』지는 않다.

 

이런 일을 목겨하며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거듭 든다. 신앙의 길을 가기 위해 교회에 찾아오는 신도를 향해, 목회자가 이렇게 특정 이념에 왜곡된 생각을 이토록 집요하게 비종교적인 방식으로 강요하는 일을 왜 벌이는 것일까.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부 목회자의 행동을 교회 장상들은 모르고 있는 일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추기경이 그런 중심을 바로잡는 강론을 피력했다가 벌때같이 순명을 거스르며 덤벼드는 곤욕도 치르기는 했다.

 

그런 뜻에서 추기경의 『교회는 신앙 공동체의 심각한 분열을 막기 위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말씀은, 이런 판국에서 그나마 교계를 대표하는 어른다운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일부 신도들이「신앙난민」이 되어 교적을 둔 교회를 벗어나 이 교회 저 교회를 기웃거리는 일까지도 교회의 장상께서 마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야말로 교회공동체의 심각한 분열과 신앙의 불안을 부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전 보건복지부장관)


입력날짜 : 2012-04-24 (23:14), 조회수 :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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