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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의 뜻은 교회의 서열을 중시하라는 것입니다.
정진석 추기경 임명이 뜻하는 것
이한수 아오스딩 (경기도 용인 상하성당)
 한국 천주교회에 경하할 일이 생겼다. 서울 대 교구장이신 정진석(鄭 鎭奭)대주교님이 추기경으로 서임되신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는 22일 정오(바티칸 시간) 정대주교님을 포함하여 15명을 새로운 추기경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서 한국 천주교회는 김수환 추기경이 임명된 이후 37년 만에 두 명의 추기경을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우리 교회의 신자수와 성직자 수 등 규모로 보아 때늦은 감이 있으나 이로서 한국 교회가 세계 천주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되었고 그만큼 하느님의 사업에 보다 매진해야 할 책임 또한 커진 셈이다.
 
 먼저 새로 되신 추기경님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교황께서 우리나라의 많은 주교님들 가운데 올해 75세로 가장 연노하시고 가장 큰 교구인 서울 대교구의 교구장이신 정대주교님을 선택하여 추기경으로 임명하신 의미를 새겨 보고자 한다.
 
 언론에서는 새 추기경께서 평양교구장을 겸임하고 계신 것을 들어 침묵의 북한교회에 대한 관심의 표시라고 해석하였으나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많은 추기경 후보 가운데 서열상 가장 위에 계신 분을 골랐다는 데서부터 생각해보아야 한다. 37년 전에 임명 되신 김수환 추기경은 50세 안되신 연세에 주교에서 바로 추기경으로 서임되셨는데 이번에는 한국 천주교회의 위계를 교황께서 존중해 주셨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며 그 절묘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추기경님의 말씀에도 정면으로 맞서는 신부가 있는가 하면 웃어른의 말에도 자기류의 정치의식을 가지고 맞서는 아래 성직자가 있고 젊은 사제들이 사적인 모임을 만들어 무언가를 주장하는 일도 허용되는 형편이니 교회의 위계질서가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이를 깊이 생각하여 한국교회에서 추기경 다음의 웃어른 이신 정대주교님을 추기경으로 임명하신 교황께서 뜻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는 이로서 자명해진다. 김수환 마산교구장을 발탁하여 추기경으로 임명하던 때에는 한국천주교회가 개혁하고 외부에 대한 투쟁을 하여야 할 때라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교회가 이만큼 성장하였으니 가톨릭 성직자들의 기본질서인 상명하복의 관계를 지키라는 교황의 명령이 이번 인사에 함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또한 두 명의 추기경 시대를 맞았다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일이 무척 많아졌고 특히 성직자들이 해야 할일들이 늘어났다는 말이다. 한국처럼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자리 잡아가는 나라에서는 교회가 해야 할일 늘어난다. 이른바 이런 단계의 나라에서는 반드시 나타나는 가난과 불균형 분배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잘못 다루어 자본주의 초창기에 실패한 남미교회의 실패를 보면 추기경이 한명 더 늘었다고 해서 쉽게 극복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해방신학이라는 해괴한(?)이론으로 무장했던 남미의 많은 성직자들이 오늘날 나라와 교회에 남긴 것이 무엇인가를 본다면 가난과 분배의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이며 교회는 어떤 입지를 가져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에 우리는 놓여있는 것이다.
 
 가톨릭이 거의 국교 수준인 남미에서 해방신학을 추구한 성직자들이 결과적으로는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우리 교회도 이 빈곤의 문제에 대한 사제들의 자기류의 백가쟁명 식 해결방안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확실한 방향의 설정이 필요한 때이다.
 
 이 문제는 물론 간단히 될 일이 아니며 격렬한 토의를 거쳐야 할일이지만 말구유에서 태어나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자라셨으나 세상에 대해 한없이 자비로우셨던 예수님의 생애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새로 되신 추기경님이 한국 천주교회를 이끌고 해내야 할 일인 것이다.
 
 북한 선교 문제에서도 북한에 교회가 있는지, 숨어있는 신자가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오랜 기간(공산체제가 60년이나 되었으니) 복음을 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문제 등 먼저 대답되어야 할 일이 많다. 신임 정추기경님께서 부딪치실 일은 그밖에도 한없이 많겠지만 이런 문제 보따리들을 자신의 십자가로 지워주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힘차게 해결해 나가시리라 믿으며 추기경의 서임을 다시 한번 축하 드리고 싶다.
입력날짜 : 2006-02-24 (10:45), 조회수 : 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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