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사태를 규명하는 조사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합동조사단은 해병 6여단의 TOD 영상, 생존자들의 진술, 통상 어뢰제작에 사용되는 RDX 화약 흔적, 역시 어뢰제작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파편 등 증거물들을 확보하여 정밀조사를 벌여왔는데, 모든 정황을 보면 북한 잠수함에 의한 도발이라는 사실이 점점 확실해 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북한의 잠수함들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북한이 가진 잠수함은 대개 70척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로미오급 잠수함은 1,800톤 규모의 본격적인 잠수함으로 북한이 1960년대에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후 70년대부터 자체 건조하여 총 22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어뢰관을 8문이나 가지고 있고 항속거리도 1만 4천 km나 되어 한반도 주변 어느 곳에서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상어급 잠수함인데, 300톤 정도이며 네 문의 어뢰발사관을 가지고 2,700km의 항속거리를 가지고 있다. 1996년에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하여 나포된 것이 바로 이 잠수함인데, 그때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 동해안을 제집 안방 드나들 듯 드나들다가 나포된 것이었다. 세 번째 종류는 유고급 잠수정이라는 것인데, 80톤 급으로 두 문의 어뢰발사관과 140km의 항속거리를 가진 소형 잠수정이다. 1998년에 동해안에서 운나쁘게 어망에 걸려 우리 해군에 붙들렸던 것이 바로 이 잠수정이다.

북한 잠수함들이 덩치가 적자고 해서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우선 잠수함은 완전한 탐지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며, 전술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잠수함은 바다 속에서 은밀하게 숨어 있다가 어뢰로 상대편의 수상함이나 수송선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전면전시에는 상대국의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기뢰를 부설하기도 하고 상대국 해군함정들의 발을 묶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잠수함은 1,2차 대전에서 현대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2차 대전시 독일 잠수함들은 영국을 거의 파멸상태에 이르도록 괴롭혔고, 특히 2차 대전시 연합국의 수송선단을 공격한 유보트들의 활동은 전사에 길이 남는 스토리가 되고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시에는 영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아르헨티나의 최대 순양함을 어뢰 한방으로 격침시켜 수천 명을 수장시킴으로서 아르헨티나 해군 함정들은 항구를 떠나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