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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급변사태와 종교문화의 역할
김현욱 돈보스코 (문정2동 본당)
 -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나는 2006년 3월 22일 로마 성 베드로성당앞 광장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뵙고 중국에 관한 말씀과 함께 북한문제에 관한 절박한 메시지를 말씀드렸다. “북한동포들의 인권과 자유는 물론 그들의 생존권 자체가 심각하고도 절박합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독일의 나치시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전 국토가 하나의 거대한 어항과 같은 감옥입니다. 절박하게 울부짖는 그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십시오. 그들은 자유세계의 구원의 손길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셔야 할 절정의 시기에 와있습니다.” 교황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지극히 감격스러워 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21세기의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잔악한 종교탄압과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를 통한 인종말살이 오늘도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에는 강철환 기자가 증언하는 것처럼 3대가 함께 투옥되는 요덕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고 있다. 쥐고기와 바퀴벌레가 유일한 단백질 섭취원인 곳이다. 60년간에 걸쳐 철저한 종교탄압과 처형, 병마와 굶주림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계속 침묵하고 있으며, 그들은 속절없이 죽어가고 있다.
 
 
 
 지나간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자유민주체제가 지향하고 향유하는 모든 가치와 질서가 무너지고 국가존재의 의미마저 흔들거리는 절망의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북한정권치하에서 60년동안 살아온 동포들에게 매순간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절망은 어떠할까, 생각해보게된다.
 
 
 
 그런 북한에 내부질서 붕괴의 기미가 여기저기에서 감지된다. 김정일 정권의 말로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력 때문이 아니고 내부로부터의 모순과 절망이 불러온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다. 북한 상층부에서 최근 “김정일 퇴진론”이 일어나고 있고, 고위 탈북자의 증언에 의하면 “민중봉기는 불가능해도 궁정쿠데타는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상상 할 수도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붕괴는 시간의 문제일 뿐 현실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파고 높은 내외의 갈등과 도전이 밀어 닥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남북국민간에 이질적 문화에서 오는 충돌과 갈등국면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것은 나라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대한 준비는 국가가 다 나설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강북문화원>같은 자생적 문화기관과 단체들이 남북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문화충돌”을 예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전통과 역사와 성숙한 현장경험을 갖고 있다. 바로 이것이 국력이고 문화강국의 모습이다.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탈북동포들의 수가 이제 겨우 1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최소한 120만명은 되어야 할 일이다. 부끄러운 숫자다. 북한정권을 일방적으로 추앙하는 햇빛론자들이 왜곡시키고 방해해서 만들어낸 부끄러운 숫자다. 더 부끄러운 일은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의 참된 문화생활과 한국 문화예술의 진수를 접할 길이 전혀 없이 이방인들처럼 이 땅에서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적 일체감과 정체성을 체험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들이 북한을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들이고 민주주의를 체험한 유일한 북한의 지식인들이라고 생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거칠고 냉정한 한국사회가 펼치는 타락한 자본주의사회의 뒷골목문화만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가슴속에 배신감과 적대적 보복심리가 생기지는 않을까? 몹시 두려워진다.
 
 새로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화급한 정책 중의 하나가 탈북자 정책이다. 우리가 풍요롭게 맛들이고 펼치는 당양한 장르의 한국문화를 그들도 맛들이게 배려해야한다. 그들을 포용할 <문화대사>들이 필요하다. 탈북자들만을 위한 문화대사 프로그램이 계발되도록 노력해야한다. 한국의 종교문화와 함께 한국적 공연예술과 정신예술의 멋과 맛을 찌들고 메마른 탈북자들에게 전파해야한다. 북한의 급변사태이후 고향 북한으로 돌아갈 그들이 가지고 갈 가장 큰 선물은 자유와 민주의 정신이 물든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뿌리가 되어야 한다. 그 뿌리가 북한의 자유민주주의를 만들어 내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힘이 어디에 있을까? 자유 민주정신을 근간으로 한 문화적 통합 없는 통일은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다. 북한에 등장할 <김정일 이후의 시대>는 문화예술의 혁명시다가 될 것이다. <정치선전예술>이 퇴장하고 <자유와 인권>을 구가하는 참예 술의 시대를 만들고 그 무대 위에 국민이 주연배우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강북문화원>을 비롯한 모든 문화단체들의 활동과 봉사는 문화강대국 통일대한민국을 만드는 <문화의 선교사>라는 애칭을 듣기에 넉넉할 것이다.
 
 
 
 교회가 침묵할 때 나라의 미래는 죽어가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말해야 할 때 침묵한 이유로 역사의 죄인이요 공범이 된 사례가 있다. 1998년은 가톨릭교회 2천년 역사상 가장 부끄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운 해로 기록될 것이다. 왜냐하면 ‘교황청의 고해’라는 문건을 통해 가톨릭교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잘못된 과거사를 참회,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회와 고백의 핵심은 히틀러의 나치독일 치하인 1940년부터 5년 동안 다카 우와 아우슈비츠라는 집단 수용소에서 약 4백만 명의 신부, 목사, 지식인들과 약 6백만 명의 유태인들이 독가스 실에서 집단으로 죽어갈 때 의로움을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들이 불가마속 잿더미로 사라지고 인종 말살 극이 진행될 때 교회는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했고, 인간존엄과 인간 생명의 위대함을 부르짖지도 못했으며, 방관자처럼 침묵하고 지켜만 봤기 때문이다.북한에도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 반 동안 350만 여명이나 죽어갔다. 식량부족때문이었다. 그 당시 희생당한 사람들 중에는 정예 공산당원들도 약 5만 명이나 포함되었다고 황장엽씨도 증언하고 있다. 지난 60년간 고질적인 식량난과 기근으로 희망과 꿈도 없이 죽어간 영혼들까지 포함하면 독일에서 죽어간 6백만 유태인의 숫자를 능가하고 있다.
 
 
 
 북한 2천만 동포들은 화해와 용서와 사랑과 협력의 대상이다. 그러나 김정일과 그의 정권은 회개의 대상이고 소멸의 대상이다. 공산독재자들과의 화해와 일치는 그리스도교회의 가르침이 결코 아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최고의 가치요 교회의 존재 이유로 말하는 “인간존엄, 인간생명의 정신” 에도 합치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일어서야 한다.
 
 북한 땅에 메아리 칠 수 있도록 더 크게, 더 힘 있게, 담대하게 소리 높여 기도해야 한다. 세계를 향해서도 당당하게 북한 동포들의 비탄과 통곡의 음성을 알려야 한다. 절망의 질곡에서, 질병과 굶주림에서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는 구원의 손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실오라기 같은 희망과 꿈이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끝-
 
 
 
 
입력날짜 : 2009-03-24 (14:05), 조회수 : 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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