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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내셔널리즘과 녹색성장 전략
김태우 미카엘 (삼성동 본당)
 한국국방연구원 발행 「주간국방논단」 09-5호
  ‘에너지 국제정치와 녹색성장 비전’ 축약판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신년 벽두부터 러시아의 ‘에너지 내셔널리즘’이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스수출 1위 및 석유수출 2위의 에너지 강국이다. 막강한 에너지 파워를 가진 러시아의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Gazprom)은 2006년에 이어 2009년 초에도 가스 파이프라인을 차단하여 유럽을 시름에 빠뜨렸다. 작년 12월에는 14개 가스수출국들이 가스수출국포럼(GECF)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수출카르텔로 탈바꿈시키기로 합의했었다. 에너지 수입국들에겐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미국, 중국, 일본, 유렵, 인도 등 주요 수입국들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에너지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900억 배럴 이상의 매장량이 확인된 카스피해 지역은 유리한 송유관 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금세기 최대의 격전장이며, 아세아, 중동, 아프리카, 사할린 등의 에너지 개발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가 반복되고 있다. 화석 에너지의 고갈, 중국과 인도의 부상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의 급증,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신ㆍ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감안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쟁탈전은 가열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에너지 취약성과 녹색성장 전략
 
  이렇듯 에너지 사정이 급박하지만 한국의 에너지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한국은 GDP 규모 13위(2007년 9,699억 달러), 수출 11위(2007년 3,715억 달러), 수입 13위(3,568억 달러) 등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경제성장을 수입에너지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에너지의 해외의존도는 95%를 상회하는데, 석유(44%), 석탄(24%), 천연가스(13%) 등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신ㆍ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4%에 지나지 않는다.
 
  하루 22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 7위의 소비국이지만 자체 개발률은 3%대에 머물고 있어 프랑스(98%), 이탈리아(55%), 일본(15%) 등에 크게 뒤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로 환경적으로도 대단히 취약하다. 2007년 동안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등 ‘효자품목’들이 1,192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950억 달러를 에너지 수입에 사용했으며 원유도입에만 600억 달러를 지불했다. 이런 구조로 경제성장을 지속하여 선진강국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지 심히 의문스럽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내놓았다. 이 계획대로라면 석유 의존도는 44%에서 2030년 33%로 줄게 되며, 화석에너지의 비중도 83%에서 61%로 감소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비중은 11% 및 28%로 늘고, 자주 개발률도 크게 향상된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그린홈이나 그린카의 개발도 가속화된다.
 
 결국, 녹색성장이란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재편, 저탄소ㆍ친환경 에너지의 개발, 신ㆍ재생 에너지 기술의 육성 및 수출산업화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생존과 번영을 이어가겠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
 
  문명의 이름으로 지구 자원을 남용하고 한경을 파괴한 인류에 대한 징벌은 신(神)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다. 그에 앞서 한국에게는 절대절명의 에너지 과제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필사적으로 쟁탈전에 뛰어들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너무 늦지 않게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면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며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국제적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여전히 에너지를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상품으로 알고 대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여유를 부리면서 석유값이 급등할 때마다 차량홀짝제나 내놓는 식이라면 한국의 장래는 없다.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성장도 없고, 성장이 없으면 분배도 안보도 통일도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국민은 차시환혼(借屍還魂)의 정신으로 함께 나서야 한다. 영혼을 되살리기 위해 남의 시신이라도 빌려야 하듯, 에너지 문제의 극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입력날짜 : 2009-02-11 (22:06), 조회수 : 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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