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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에 명문으로 금지된 신부님들의 공직취임
정치활동은 사제의 임무도 권리도 아니다
이한수(아오스딩)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성 모세 성당 신자
이한수 아오스딩 (성 모세 성당)
 신부님들의 정치활동과 공직취임이 교회법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늘어나고 있다. 부산의 송기인 신부가 정부의 과거사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이나 함세웅 신부가 시위문화 정착 민관 공동위원회를 맡은 것은 교회법(codex iuris canonici) 285조 3항이 “ 모든 성직자는 국민에 대한 권력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수반되는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 명문으로 공직의 취임을 금지하고 있는 것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일이다. 물론 이들은 위원회가 국민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고 변명할지 모른다. 권력의 행사란 국민에게 무엇을 하지 말던지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과거사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송신부가 소속한 위원회가 판정을 하면 이 역사적인 사실을 기초로 세워진 여러 질서들은 모두가 무너지는 것이 되고 어떤 사실을 뒤집어 단죄한다면 비록 역사적인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 유족은 커다란 불명예를 안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두환 전대통령이나 노태우 전대통령에게서 법이 부여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박탈된 것처럼 어떤 권리나 이익을 빼앗을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권력의 행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권력의 행사주체가 위원회가 아니고 정부라 하더라도 정부는 위원회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고 지금까지의 예로 이런 권유는 대부분 수용 되었다. 그런데도 권력의 행사가 아니니까 교회법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성찰과 묵상 그리고 기도로 하느님과 대화해야 하는 성직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변명이다. 하느님 앞에서 누가 자신의 속셈을 감출 수가 있는가.
 
 신부님들은 사목을 자신의 정치적인 지향에 이용 말라
 
  또 신부님들의 정치활동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본당 사목을 맡고 있는 신부님들이 미사의 강론을 통해 정치적인 견해들을 피력하고 어떤 일을 지지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는 옳은 일인가. 하느님의 복음을 듣고 자신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은 사제들의 정치적인 견해 표명에 당황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한 불만으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마저 생기고 있는데도 여전히 신부님들의 정치활동은 늘어나고만 있는 것이다. 부안의 문규현 신부는 부안성당을 방사능 폐기장 설치 반대를 위한 정치투쟁의 본부로 썼다.
 
 새만금 공사반대를 위해 3보일배(三步一拜)의 행진을 벌여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이 신부와 형제인 문정현 신부는 평택에 미군 사령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널리 알려진 신부님들의 정치단체로는 정의구현 사제단이라는 것도 있다. (아마도 그들 자신은 자신들의 단체가 정치단체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현실에 실천하는 사목단체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은 최근에 교회가 공식적으로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기로 하였는데도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을 내어 신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교회가 방침을 정한 사학법 개정 반대에도 맞서는 이들이니 방침을 정하지 않은 많은 세속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이들의 발언은 참으로 많다. 사제가 해야 할일이 신자들을 이처럼 혼동시키고 자기들의 주장을 주입하는 일 일가?
 
 누가 신부님들에게 세속의 일들을 뜯어 고치는 권한을 주었는가
 
  신부님들이 해야 할일은 미사를 올리는 일 이외에 자신의 신덕을 닦는 개인적인 수도와 사목을 하는 일이다. 개인적인 수도는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자신이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는 것이고 사목은 성경의 가르침과 성령의 인도로 천주교회가 정한 방침의 범위 내에서 신자들을 신앙생활을 이끄는 것이다. 개인적인 묵상 성찰 기도는 자신만의 문제이니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으로 이루어 질수 있지만 사목의 경우는 세속의 일과 부딪치는 일이기 때문에 엄격한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
 
 교회가 가르치는 기존의 방침도 생각해야하고 세속의 법률이나 사회규범도 생각해야 하며 본당을 맡은 신부님이면 자기 성당의 신자들의 성격도 생각해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다. 자기가 기도와 묵상을 통하여 얻은 결론이라 하여 세속의 생활에 깊이 개입하여 여러 가지를 하거나 하지 말라고 강론하고 가르치는 일은 함부로 할일이 아닌 것이다. 성령의 특별한 도움을 청하며 항상 겸손하고 백번은 생각해면서 해야 할일이 사목활동인 것이다.
 
 오늘날 모든 신자들에게 허용되는 위패를 모시고 제사지내는 일이 유교가 지배하던 초기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이것이 금지되어 얼마나 많은 순교자를 내었는지를 생각하면 사목을 하는 사제들은 극히 조심하고 근신하여야 하며 성령의 특별한 인도를 항상 기도하여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일부 신부님들이 단체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사를 흔들고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한 안보태세에 대한 거부를 선언하며 방사능 폐기 물질 처리장을 만드는 일의 반대에 나서고 90% 이상 진척된 간척사업을 중지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며 신자들에게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하라고 강요한다.
 
 누가 이들 신부님들에게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으며 미사성제의 강론을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주장을 설교하고 신자들에게 특정한 일을 강요하는 권능을 부여하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비록 90%의 신자가 찬성하는 일이라 해도 그리고 세속 사회의 여론이 대부분 찬성하는 일이라 해도 사목을 맡은 신부님이 이런 데 영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는데도 말이다. 하느님은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으라고 가르쳤지 99마리의 잘 보호된 양에 영합하라고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작은 일이지만 성당을 새로 짓는 본당에서는 건축자금을 보탠다는 이유로 시골에서 가져온 농산물도 팔고 헌옷을 기증 받아 바자회도 열고 하는데 이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 것을 생업으로 하는 신자에게는 손해를 입히는 일이라는 점을 누가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것도 사제가 생각해야 할 몫이다.
 
 본당을 자신의 선거구처럼 생각하는 것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국민은 정치활동의 자유를 가지니까 신부님들도 정치활동의 자유는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신부님이 개인적인 성찰을 통하여 얻은 결론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정치활동을 택하였다면 정치에 나서는 것도 막을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본당의 사목은 하느님이 사제에게 맡긴 성스러운 임무이므로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을 이를 통해 관철하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혹 사목을 포기하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 정치적 투쟁에 나서는 일이라면 몰라도 거룩한 미사성제를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주장을 그것도 교회의 방침에 반대되는 강론을 한다면 큰 잘못이다. 교회는 사제 개인의 선거구가 아니고 신부는 그 교회의 신자들의 지지를 얻어 뽑힌 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당신부의 지위는 다만 교회의 명령에 따라 사목을 위해 보내진 자리일 따름이다. 예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공무원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정치활동이 금지되는 것은 국가가 부여한 권한을 재량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복음으로 신자를 인도한다는 세속의 권한 보다 중요한 임무를 맡은 신부님들도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교회법 285조 3항이 국민에 대해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에 가지 말라고 한 것은 궁극적으로 세속의 권한에 관여하지 말라는 말씀이고 정치를 넘보지 말라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때문에 신부님이 개인적인 묵상과 기도에서 성령의 인도로 어떤 현실을 고쳐야 한다고 결론을 얻고 행동에 나서려 한다면 본당사목은 당연히 포기하고 자연인 한 사람으로 돌아가 일을 벌이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교회의 세속에 대한 방침을 결정하는 주교회의나 교구장 대주교님들도 사제들의 임의 단체라고 해서 관망하거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많은 신자들의 오해를 풀어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본다. 순명하지 않는다면 사목을 중지시키거나 근신을 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제를 거의 무조건적으로 쫓는 신자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교회는 뒷날 반성해야 할 결정인 지를 항상 생각해야
 
  몇 년 전 일제시대에 신사참배에 관해 교회가 반성과 사과의 성명을 낸 적이 있다. 아마도 당시의 교회가 방침으로 세속의 일에 관여한 결과인 듯한데 오늘날 우리 교회가 하고 있는 일들이 뒷날 이같이 반성해야 할 일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할일이다.
 
 더구나 신부님들은 독신이어서 세속의 잡다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가 모자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상주의로 흐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모자라는 이해와 이상주의의 성향을 교회가 어떻게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생각만으로 그치게 묶어 둔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지만 교회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비록 세속의 일들이 초기 교회 시절보다 복잡해졌다 하더라도 교회가 할일이면 해야 한다. 그래서 사제단과 같은 활동이 외부로 나타나기 전에 교회는 치열한 토론을 하여 희생이 생긴다하더라도 어떤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다. 뒤에 후회하거나 먼 훗날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한때 풍미하였던 남미의 해방신학의 경우나 패망한 월남의 경우를 보면 그처럼 억세게 정권에 맞섰더니 그 결과는 또 다른 독재정권이나 반 교회적인 국가의 탄생을 결과하였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그 교회들도 장차 어느 날 반성하는 성명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입력날짜 : 2006-01-24 (17:24), 조회수 : 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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