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제 1935호, 2006년 송년호(12월 25일) 커버스토리, pp. 18-24.
북핵, 5가지 오해와 환상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의 핵개발이 한국사회를 둘로 쪼개고 있다. 10월 9북한이 마침내 핵실험을 강행하자 인터넷 공간은 북핵 사태의 원인, 파장, 대응 등을 둘러싸고 또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의견이 다른 것이야 나무랄 수 없겠지만 문제는 보혁논쟁의 과정에서 핵무기나 핵문제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망상들이 적지 않게 쏟아져 나왔다는 점이다.
“사정거리 1,000 km인 로동 미사일은 한국에 떨어질 수 없다.”
“북핵도 통일되면 민족자산이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핵의 인질이다.”
이런 주장들은 그때그때의 사회적 화두들을 대변하면서 회자되었지만 사실은 몰이해에서 비롯된 망상들이었다. 핵실험 이후에도 망상은 양산되고 있다.
“북한이 핵을 가져도 군사균형은 무너지지 않는다.”
“북한이 핵을 사용해도 전쟁에서 남한을 이길 수는 없다.”
“북핵은 남한을 겨냥하거나 남한에 사용되지 않는 한 무해하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수록 긴장고조와 전쟁을 막기 위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미국의 전술핵을 재반입해야 한다.”양 진영이 쏟아낸 이런 주장들도
또 다른 망상들일 뿐이다.
“북한이 핵을 사용해도 전쟁에서 이기지는 못한다?”
외형적으로 보면 오늘날 북한이 한국에 대해 전쟁을 도발할 수 없는 이유는 많다. 북한이 방대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한은 인적·물적 자원에 있어서의 질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력, 교역량, 기술수준, 국가경쟁력, 산업력 등에서 한국의 우위는 이미 결정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북한이 공산통일을 위해 전면 장기전을 도발할 능력은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는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경제체제와 물가수준이 다른 남북의 국방예산 규모나 경제규모를 단순 비교하여 “북한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당치 않다. 전시가 되면 무역중단, 물류차단, 서비스 활동 중단 등으로 한국의 경제활동은 크게 위축되어 전시 경제력은 크게 축소되지만 거대한 병병국가인 북한의 전시 경제력은 평시 경제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평시 경제력만을 비교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설사 경제격차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북한은 수도권을 불시에 공격하여 초토화시킬 수 있는 기습력을 보유하고 있다. 1만 3천문에 달하는 북한군 야포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는 수도권의 문제는 경제격차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요컨대, 북한이 전면전을 도발할 가능성이나 능력이 크게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수도권 파괴’ 등 제한적인 목적을 가지고 전쟁을 도발할 능력과 이유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재래군사력에 핵무기가 추가되면 남북한 간 군사균형의 변질을 불가피하다. 북핵은 일단 한국이 맞대응을 할 수 없는 '비대칭 위협‘이기 때문에 남북한 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며, 핵무기의 특성상 한국이 가진 경제력의 우위나 재래군사력에서의 질적 우위 같은 것을 일순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와일드카드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략가들은 핵을 안가진 나라가 핵을 가진 나라와 전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 점은 핵무기의 군사적 효용성, 즉 살상능력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핵무기는 일단 사용되면 여섯 차례에 걸쳐 살상효과를 발휘한다. 우선 폭풍파는 근처의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고, 뒤이어 엄습하는 열파는 모든 것을 숯덩이로 만들어버리며, 감마선은 엄폐되지 않은 생명체를 죽인다. 대개 나까사키 핵탄과 비슷한 20 킬로톤짜리 핵무기가 540m 상공에서 폭발한다고 가정할 때 약 4.8 km 반경 이내의 사물들은 폭풍으로 파괴되고, 반경 4.2 km에 있는 생물들은 1도 이상의 화상을 입으며, 반경 1.8 km 이내 지역에 치사량에 이르는 방사선이 방출된다. 이어서 하늘을 뒤덮은 낙진은 지상의 모든 것에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핵폭발과 함께 사방팔방으로 발산되는 전자자기파(EMP)는 문명기반을 송두리째 파괴한다. 직접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컴퓨터 부품들을 망가뜨리므로 휴대폰와 냉장고에서 자동차와 인공위성에 이르는 문명의 이기들이 작동을 멈추게 되며, 통신망이 파괴되어 텔레비전은 물론 군 지휘체계도 일순간 마비된다. 전산망이 무너지면서 호텔예약도 비행기 운행도 불가능해지며, 정부의 행정업무는 물론 은행업무나 병원업무도 마비되어 수술을 기다리던 환자들은 수술대 위해서 죽어가야 한다. 고도 20km 이상의 고공에서 핵폭발이 발생할 경우 EMP는 반경 1,500 km이내 전자장비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EMP 피해를 놓고 빈번하게 청문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미국의 과학자들은 히로시마급(15 킬로톤) 소형 핵폭탄 하나가 일본 열도의 고공에서 폭발한다면 일본 전역의 전산망이 마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에도 원자병이 숫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며, 불치의 백혈병, 피부암, 불임증 등은 후손에게 유전된다. 두 발의 핵무기를 맞고 패전한 일본의 경우 원폭의료법(1957), 피폭자특별조치법(1968) 등을 통해 일본인 원폭피해자들에게 각종 지원을 베풀고 있지만 비명에 간 4만 명의 한국인 원혼들은 달래줄 길은 없었다. 피폭자가 되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비참하다. 일본 정부는 피폭사실을 증명해야 피폭자 수첩을 교부했고, 이 수첩을 교부받아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폭을 증명할 가족이나 친지가 없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지원대상이 되지 못했다. 한국정부가 이들을 보살펴 준 것도 아니다. 원자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한 사람, 뒤틀린 육체에 좌절감을 느끼고 자살하는 사람, 불임증으로 결혼을 포기한 여인 등 한국인 피폭자들의 피맺힌 사연들은 끝없이 이어졌다. 1967년 일본에 재입국하여 피폭자 수첩을 요구하면서 재판을 벌였던 손진두 씨나 1975년 “나의 시체를 일본 대사관 앞에 두어 일본정부를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게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이남수 씨의 이야기는 새털같이 많은 사연 중 하나일 뿐이다.
서울에 히로시마급 핵폭탄 하나만 터져도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게 되고 24시간 이내 경기도의 상당부분이 방사능으로 오염되며, 이후에도 수십만 명이 원자병으로 신음하게 된다. 거기다 EMP 피해가 더해지면서 경제는 마비되고 남한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닐 것이다. 이런 핵무기를 두고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는 있지만”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안보정책과 국방정책은 핵사용 같은 경우가 없도록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일단 핵이 사용되고 나면 그 이후에는 승리를 논할 게재가 아니다.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는 어떻게 해서든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며 그때까지는 확실히 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북핵은 남한을 겨냥하지 않는다?”
북한을 두둔하는 사람들은 “핵이 아무리 무서운 무기라고 해도 남한을 겨냥하지 않고 남한을 향해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치지도자들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핵무기는 사용되면 군사적 무기이지만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상대에게 엄청난 불이익을 강요하는 ‘정치·외교적 무기’이다. 북핵은 한국에게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불이익을 강요한다.
첫째, 국제사회 차원에서 북핵은 핵확산의 씨앗이 되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를 약화시키고 모든 나라들에게 더 많은 안보비용을 강요하게 된다. NPT란 현존하는 핵질서의 헌장이며 회원국들은 스스로 핵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더 이상의 핵확산을 막는 이 질서에 동참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이 조약에 가입했다. NPT의 회원국인 상태에서 몰래 핵무기를 만들다가 발각되자 조약을 탈퇴하고 노골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행동이 국제적으로 용인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이 조약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둘째, 동북아 차원에서 볼 때 북핵은 결국은 주변국의 대응을 초래하여 동북아 안보환경을 크게 악화시킨다. 일본만 해도 그렇다. 미일 동맹 체제 하에서 일본이 당장 핵무장을 결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무한정 북핵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에 앞서 북핵은 일본의 군사적·정치적 대국화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좋은 빌미가 되고 있다. 일본의 군사현대화는 중·러의 대응을 불러오고 동북아 전체에 새로운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종국적으로는 당연히 핵경쟁도 촉발할 수 있다. NPT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향후에도 주변국과의 우호친선을 통해 생존과 번영을 영위해야 하는 한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보유를 추구할 수 없고, 때문에 동북아에 핵경쟁 바람이 불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북핵을 방치할수록 한국의 상대적 입지는 더욱 작아지는 ‘전략적 왜소화’를 피할 수 없다.
셋째, 한반도 차원에서 북핵은 남북한 군사균형을 변질시키고 남북한 관계를 크게 왜곡시킨다. 북핵은 한국이 맞대응을 할 수 없는 ‘비대칭 위협’으로써 한국이 가진 재래군사력의 질적 우위, 경제력 우위, 종합국력 우위 등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림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또한 북한은 핵을 믿고 소규모 도발을 용이하게 저지를 수 있으며, 연평해전이나 서해교전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질 경우 한국의 단호한 대처는 어려워진다.
비군사적 남북관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북한이 핵사용을 위협하고나 겨냥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북핵을 의식하면서 협상에서 약자의 입장을 강요당해야 하고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남북관계 전체가 북핵에 예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이는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으로서의 상호호혜적인 남북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넷째, 모두에서 말한 것처럼 국내 차원에서 북핵은 보혁 논쟁을 첨예화시켜 한국사회를 둘로 쪼갠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핵도 통일되면 민족자산이다,” “이 참에 미제의 숨통을 틀어막고 민족을 구해내자” 등의 극렬한 방미친북 주장과 “좌익빨갱이들을 타도하기 위해서 미국 전술핵 재반입 불가피하다” 등의 극우적 주장이 안터넷 공간을 달구었던 것은 좋은 예이다. 북핵이 가시화될수록 두둔하는 주장과 반대하는 주장의 수위는 높아진다.
다섯째, 북한이 핵무기를 늘려 나갈수록 사고가 수반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북한이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등을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같은 것이 북한에서 발생한다면 외부의 도움이 단절된 상태에서 걷잡을 수 없는 혼한이 수반될 것이다. 허술한 관리로 핵무기나 핵물질이 절취당하는 경우 또는 북한당국이 외화가득 수단으로 핵유출을 시도할 경우 누구의 손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끔찍한 테러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한국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 가능성이 높다.
여섯째, 내부모순의 축적으로 인해 북한 체제가 불안해질 경우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온 세계는 우선 비인가 발사(unauthorized launch) 위험성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즉,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핵무기는 어디를 향해 휘둘려질지 모르는 ‘미친 사람의 손에 들려진 도끼’와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체제 붕괴시 남북한 간의 공연한 유혈사태를 초래한다. 중앙의 체제가 무너지는 중에도 북한 군부가 핵을 믿고 저항을 택한다면 무혈수복과 평화통일을 원하는 남한 국민의 염원은 일순간 무너지고 한반도는 또다시 유혈이 낭자한 전장으로 돌변할 것이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우리가 국제제재에 동참하거나 지원을 차단하면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쟁을 피해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라면 대북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옳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 알만한 정치인들이 한 주장이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끝이 없다. 북한이 핵개발 징후를 보이던 시절에도 이 논리 하에 대북지원을 시작했고, 핵실험을 한 이후에도 같은 논리로 대북지원을 지속한다면, 앞으로 북한이 핵강국으로 부상해도 계속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북핵의 노예’가 된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무책임한 주장에 다름아니다.
이 주장은 어느 선에서든 차단되어야 한다. 한국이 북핵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 이상 넘어오면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라는 식의 금지선(Red Line)이 필요하다. 대북 제렛대를 위해서도 그렇다. 북한이 ‘동족’과 ‘주적’이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인 이상 민족적 동질성 회복을 위한 햇볕정책 같은 것도 필요하지만, 통일의 그날까지 우리 스스로를 확실하게 지켜내는 안보정책도 함께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의 대북정책은 ‘화해협력’과 ‘안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것이 되어야 하며, 햇볕정책도 필요한 대북정책의 한 종류이지만 그것만으로 북한을 상대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를 강행하는 마당에서도 햇볕만으로 북한을 대한다면 북한은 우리를 경청할 필요가 없어지고 우리의 대북지렛대는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한국도 핵무장을 하자?”
“한국도 핵무기를 만들자”라는 것은 대표적인 우파적 망상이다. 기분학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지만 핵무장은 한 마디로 ‘갈 수 없는 길’이다. 자원빈국인 한국은 앞으로도 국가경쟁력을 앞세운 무역과 교류를 통해 번영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핵무장을 개시하면 서방세계에서 고립당하고 경제제재를 당하게 된다.
무역이 위축되고 경제가 후퇴하면서 실직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런 식의 시나리오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택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부합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미국 전술핵 재반입” 주장도 망상이다. 전술핵 철수는 1991년 부시(아버지)-고르바쵸프 합의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소련연방의 붕괴하던 당시 허술한 관리상태에 있는 소련의 핵무기들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국의 대통령들이 자국의 전술핵들을 철수시켰고, 이어서 미국은 넌-루가법(Nunn-Lugar Program)을 제정하여 막대한 재정지원을 해주면서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국가들에 남아있던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러시아로 반환하여 폐기했다.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을 재반입한다는 것은 이런 역사를 되돌리는 것이므로 설사 한국이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핵은 제거대상이자 억제대상
북한이 핵무기를 고수한다면 한국은 어떤 생존법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당장 ‘미국 핵우산에 의존해서 살아가기,’ ‘한국의 핵무장으로 북핵위협을 상쇄하기,’ ‘북핵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기’ 등 세 가지 방안을 생각할 수 있으나 이 모두는 정답이 아니다. 한국으로서는 복합적인 생존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핵우산을 활용하는 것은 당장 불가피한 일이나 이와 함께 장기계획에 따라 한국이 첨단 재래무기 체계를 통해 독자적인 대북억제력을 함양해나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정부가 전략적인 마인드를 가진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요컨대, 한국은 어떤 경우든 북핵을 머리맡에 놓고 잠을 잘 수는 없다. 북핵은 제거되어야 하고 그때까지는 철저히 억제되어야 한다. 핵문제와 핵무기를 제대로 이해하는 전략가라면 이것 이외의 대안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이 추가적 핵실험을 하지 않고 조용히만 지내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을 간주하고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물론 정치지도자들은 민심의 동요를 막고 경제안정을 기하기 위해 이런 저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실로 북한의 핵무기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당장 6자회담은 ‘없기보다 못한 회담’이 될 수 있다.
6자회담이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대북지원의 당위성을 강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빌미가 된다면 또는 한국 국민으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이 열심히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후세를 걱정하는 지도자들이라면 북한이 6자회담을 핑계로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초조해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사람들의 기본적인 책무일 것이다.(끝)
atomkim@kida.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