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술을 벼랑 끝 작전에만 두고 있는 김정일은 이제 마지막 궁지에 와 있다. 그가 최후의 발악으로 내 놓은 미사일과 핵 카드는 최근에 당하고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금융제재가 직접 원인이라는 해석은 정석이다.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미국의 대 북한 금융제재>
 
 그 금융제재가 미국에서 얼마나 치밀하게 조사되고 계획되어 짜여 진 전략적인지를 짐작으로 해 왔던 우리에게 아주 놀라운 한 기사를 최근호의 한 일본 월간 잡지에서 보았다.
 미국서 이 북한 금융 제재를 입안한 당사자는 전 미 국무성 동아시아 태평양국의 상급 고문인 데이빗 어셔 씨라고 한다.
 
 그는 대북 금융 제재가 노리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지난 15년 동안 북한은 한 번도 국제사회와 진정한 교섭을 행한 적이 없다. 그것(국제간의 진정한 교섭의 이행)에 대해 실제로 외교적 해결을 하기 위해 행하는 정책이다.』
 
 91년 92년의 남북 기본 합의, 94년 핵에 관한 조약 합의, 98년 4자 협의, 2천년의 남북 수뇌 합의, 2년 뒤의 北日(북일) 수뇌회담 등 북한과 各國(각국) 간에는 많은 「위대한 약속」들이 교환되었다. 그 약속들을 압축하면 요컨대 『핵 개발을 고만두고 국제사회에 대하여 새로운 자세를 보이겠노라』는 것으로 집약된다. 김정일은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를 이렇게 약속하고 다짐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은 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기 국민을 극심하게 탄압하고 있고, 국가 엘리트가 범죄에 직접 관여하고 있고, 국가가 나서서 위조 담배, 위조지폐를 만들고 미사일을 세계 안에 퍼뜨리면서 한편으로 납치 문제에도 아무런 성의 있는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김정일은「초현실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함을 무너뜨리는 것이 미국의 금융제재 정책의 목표라고 그는 말하는 것이다.
 
 
 
 <___중국에는 「닭을 죽여서 원숭이를 겁준다.」는 慣用句관용구가 있다.
 우리의 의도는 바로 그것이었다.>
 
 이 금융제재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2005년 9월 마카오에 있는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 가 북한의 부정한 자금 세척에 연루되어 있는 혐의가 있으니 미국의 은행들은 「방코 델타 아시아」와 거래를 하지 말도록 하라는 결정을 미국무성이 내린 것이다.
 
 미국은 2년쯤 그런 일들의 해결을 위해 연구한 끝에 BDA를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BDA인가.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첫째 이 은행의 규모가 비교적 작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그보다 훨씬 큰 은행에 김정일의 거래 규모도 BDA보다 훨씬 큰 것이 있다. BDA의 김정일 예금 동결 액은 약 2천만 달러.우리 돈으로 2백억 정도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위해 이 은행의 북한 자금을 동결한 것은 그 액수의 돈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단지 동결의 본보기인 것이다.
 
 『…중국에는 「닭을 죽여서 원숭이를 겁준다.」는 관용구(慣用句)가 있다. 우리의 의도는 바로 그것이었다. 이 경우 닭은 BDA고 원숭이는 김정일이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원숭이는 아직도 여전히 숲 속에 숨어 있다.』
 어셔씨의 이런 인용은 흥미 있다.
 
 원숭이를 길들이기 위해 그 옆에서 닭의 목을 비틀어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게 하면 원숭이는 기가 죽어서 말을 순순히 듣는다고 한다. 한문에는 그것을 나타내는 성成語(성어)가 있는 것이다.
 
 원래 원숭이는 개보다 머리가 더 좋다고 한다. 그러나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은 개만 못하다고 한다. 그것은 원숭이는 성정에 밸런스가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를 훈련할 때에 하는 방식으로 원숭이에게도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으로 대소변을 쌌을 때 때려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숭이는 대소변을 싸놓고는 제가 제 궁둥이를 철썩철썩 때리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겁을 주어서 기를 죽이는 수법이 원숭이를 길들이는 데는 빠른 길인 모양이다. 이건 그저 객설이다.
 
 
 <미국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그 은행이 시들어버리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미국이 입수한 정보로는 북한과의 부정한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은행들은 중국의 대표적인 은행 중에도 있고 심지어 일본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대 은행을 최초의 경고대상, 즉 최초의 〈닭〉으로 목을 비트는 일은 여러 가지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 그것은 그 나라의 경제와 관계가 있고 세계경제에도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로 적당한 은행을 고른 것이 「방코 델타 아시아」였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BDA는 속절없이 〈닭〉의 목이 되는 신세가 되었고 그로써 김정일도 원숭이가 되었지만 동시에 세계의 다른 크고 작은 은행들도 원숭이가 된 것이다.
 
 BDA에 대한 조처와 전후해서 북한과의 부정한 금융거래의 의혹이 있는 세계의 은행들에는 합당한 경고를 보냈다고 한다. 그 경고에 대해 세계의 거의 모든 은행들은 즉각 북한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정리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 경고를 묵살하고 거래를 계속 중인 은행들도 있다. 그 은행들은 모두 중국이나 러시아에 있는 은행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BDA에 내린 것과 같은 조치는 무슨 뜻을 갖는가.
 
 국제기축통화를 취급하는 미국의 전 은행과 거래가 금지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그 즉시 은행이 시들어버리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미국이 BDA를 상대로 내린 조치를 보고 북한과 거래를 당장 끊어버린 은행들이 세계에서 속출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불법 거래는 물론 제대로 하는 통상의 무역에 대한 결제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북한은 20년 동안 세계가 내린 적신호를 모두 무시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이상 가는 효과가 나타났다. …오랫동안 거래해온 은행들이 떨어져 나갔고 많은 예금이 동결되었으며 그로써 세계 안에 퍼지던 그들의 위법 금융의 네트워크와 불법 무기 확산 능력에 압박을 받는 결과가 되었다. 이것은 그들에게 아주 큰 충격이었다. 그것은 빙산에 쏜 레이저 빔 같은 것이었고 그 빔은 북한의 제도 기반에 직격을 가한 것이었다.』
 
 어셔 씨는 이 금융조치를 「제제」라는 용어로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제제」가 아니라 「단속」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금융거래를 단속하여 벌을 내리는 일은 미국의 국내법에 근거를 두고 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조치는 미국의 재무성이『愛國者法(애국자법) 311조』에 근거하여 내린 경고였다.
 
 『적신호 시에는 차는 멈춰서 네거리를 횡단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20년 동안 세계가 내린 적신호를 모두 무시했다.』
 그래서 미국은 미국의 국내법을 걸어서 적신호를 위반하는 김정일을 단속한 것이다. 미국이 미국의 국내법을 걸어 단속을 하는 것이고 보면 북한에 「동정적」인 한국이나 중국도 할 말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 어셔 씨의 말이다.
 
 이 조치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북한 지도부에 직접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불법적인 수입원, 불법 무기 확산에 의한 수입원, 북한 고위급들의 해외에서의 재원을 단절하면 그들에게 정확하게 타격 줄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