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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핵전문가/정치학 박사 짧은 잔여임기를 남기고 있는 양국 대통령들로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동맹을 추스르고 이견을 조정하는 당연한 외교 수순이었다. 한미의 만남은 14일 노무현 대통령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대화, 정상회담 직전의 실무회담, 15일 정상회담 등 세 묶음의 대화가 전부였다. 요란했던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미에 비하면 간단명료한 만남이었다. 회담 직후 한국 정부는 양 정상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평화적 핵해결 원칙,’ ‘북한에 대한 6자회담 복귀 및 9·19 공동발표문 이행 촉구,’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유사시 증원 공약에 바탕을 둔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져다 줄 공동이익’ 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양 정상이 인식을 공유했다는 것은 일단 성과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느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득과 실이 교차하고 있으며, 특히 향후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두 가지의 과제를 남기고 있다. 첫째, 대북제재에 대한 양국간 이견이다.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 이후 대북관이나 대북제재를 둘러싼 이견은 ‘전통’이 되었다. 이번에도 노 대통령이 폴슨 장관에게 대북 금융제재의 해제를 권유했지만 미국은 완곡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국제질서의 관리자의 입장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국제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보고 대처하려는데 반해, 한국은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동참을 끌어낸다는 수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듯 접근법의 차이가 존재하는 한 이견을 해소하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수록 한국의 입장은 더욱 어려워지며, 만에 하나 북한이 핵실험이라도 강행한다면 한국은 국제공조와 북한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막다른 기로에 내몰릴 것이다. 둘째, 전작권 단독행사에 대한 합의도 문제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에서는 “추진이냐 보류냐”를 놓고 보혁 논쟁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도 국방부와 달리 국무부는 좀 더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금년 10월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시기를 결정하기로 한 것은 예정대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찬반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논쟁과 관련해서 얻은 것도 있다. 전작권 논의에는 목적, 여건, 한미동맹과의 관련 등 세 가지의 핵심 쟁점이 있다. 군사 주권의 완성을 중시할 것인가 안보실익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것은 목적과 관련한 쟁점이며, 여건과 관련해서는 한국군의 독자적 능력, 자주국방을 뒷받침하는 한국의 경제능력, 미국의 의도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전작권이 환수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유사시 증원군 약속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는 세 번째 쟁점인 셈이다. 부시 대통령이 ‘튼튼한 동맹’을 거론하고 ‘미군 주둔과 유사시 증원’을 재확인한 부분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데 유효하다. 그럼에도 이는 아직 종결되지 않은 문제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자동개입’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군의 남침통로에 주둔해온 미 2사단은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trip-wire)으로 간주되었다. 미국법이 ‘미군이 공격받는 경우’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60일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도 유사시 대규모 증원군을 전제한「작전계획 5027」을 담당한 부대로서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장치로 간주되어 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2사단이 이전하고 연합사가 해체되어도 자동개입이 보장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자동개입을 보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선은 이런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제들은 현 정부의 잔여임기 동안은 물론 다음 정부에까지 승계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권자인 국민의 역할이 막중하다. 국민은 양국관계를 위해 이견보다는 합의사항을 부각시키는 정상외교의 관행을 이해하면서도 정확하게 득실을 읽어내고 향후 과제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확대해석도 금물이다. 당장 한미동맹이 요절나는 것으로 과장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6자회담 복귀 촉구’ 등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결실이 생기지 않는 표현들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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