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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통의 시간은 하늘나라로 비상하는 힘을 기르는 영광의 시간입니다
김원율 안드레아 (반포1동)
 
찰스 코우먼이라는 여성 곤충학자가 어느날 나비의 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갓 태어나려는 나비는 그때 고치 사이 좁은 틈을 뚫고 나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지요. 그 모습이 가련하고 안타까워 그녀는 가위로 틈을 잘라 더 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나비는 쉽게 고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고치를 쉽게 빠져 나온 나비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땅바닥을 버둥거리고 다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나비는 고통을 겪으며 고치의 껍질을 뚫고 나오려고 버둥거리지만 그 고통 속에서 세상을 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고통의 시간이 후일 아름다운 날개로 창공을 비상할 수 있는 영광의 시간이요, 축복의 시간인 것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중에 십자가의 길을 기도하며,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이 걸으셨던 고통의 길과 죽음의 길, 또한 영광의 길, 생명의 길을 따라 걷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고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고 하셨습니다. (요한 12,23) ‘영광스럽게 될 때’라 함은 십자가 상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당시 로마에서 시행하던 형벌 중 가장 혹독하고 고통스러운 십자가 형을 주님께서는 왜 ‘영광의 때’라고 역설적인 표현을 하셨을까요? 

또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내가 땅에서 들여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들일 것이다.”(요한 12,32)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상에서 헤아릴 수 없는 수치와 모욕, 고통 속에 비참하게 돌아가셨으나 그분의 사랑의 정신은 그분의 사후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민족들에게 퍼져나가 오늘날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그분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위대한 결실인가요? 이 얼마나 영광된 결과입니까? 모세의 구리뱀은 (민수기 21, 4-9) 죄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을 살렸으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류를 구원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들어올리졌음은 십자가 상의 죽음을 뜻하는 한편, 그분의 육신이 부활하여 하늘로 올라가, 성부의 오른쪽에 않아계심을 뜻합니다. (사도신경)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요한 12,24)고 하신 말씀은, 자신을 버리고 주님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여야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부유하고 안락된 삶이 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십자가를 나누어 지는 삶이 구원을 얻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참된 영광은 권력과 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입니다. 지난 목요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끼리 영광을 주고 받으면서 하느님의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들이 구원의 길을 어찌 믿겠는가?”라고 하셨습니다. (요한 5,44) 그들은 하늘나라의 영광을 추구하는 대신 명예, 권력 등을 자기들끼리 주고 받으면서 지상의 영광에서 구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힘드십니까?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심연에 빠져있다고 생각하시는가요? 그렇다면 그 고통의 시간을 나비가 날개에 힘을 얻기 위해 고치를 깨고자 버둥거리며 힘을 비축했던 시간, 영광의 시간이라 생각하십시오. 우리는 그 분의 십자가를 나누어짐으로써 하늘나라로 비상할 수 있는 영혼의 힘을 기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편하고 안락한 삶을 산 사람, 지상의 영광만을 추구했던 사람은 후일 하늘나라로 비상할 수 있는 날개의 힘을 기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고통은 은총의 시간이요 영광의 순간입니다. 

(2024. 3. 17.) 

입력날짜 : 2024-08-26 (22:29), 조회수 :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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