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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경배하면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마태 4,9)
김원율 안드레아 (반포1동)
 

오늘 복음(마태 4,1-11)에서 예수님은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세 차례 받으셨습니다. 첫번째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라는 유혹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40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몹시 시장하셨습니다. 예수님은 5병2어의 기적을 행하셨듯이 충분히 그런 기적을 행하실 수 있었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엄청난 배고픔을 면할 수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곧 사탄의 노림수에 걸려드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40일간의 단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세도 하느님에게서 십계명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하기 전에 40일간 식음을 전폐하였습니다(출애 34,28).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이로써 우리는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하심으로써(마태 3,15) 오로지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겠다는 결의를 드러내신 바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결의에 따라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오늘날 민중의 배고픔을 이유로 하느님 말씀을 받들기 보다는 하층 민중을 선동하고 그들의 고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자신들의 사악(邪惡)한 의도를 이루고자 하는 사탄의 무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뜻, 곧 사랑의 정신을 잊고 오로지 사랑없는 정의를 부르짖는 사탄의 집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사탄은 예수님을 거룩한 고을, 곧 예루살렘으로 데려가 성전 꼭대기에 세웁니다. 그기에서 사탄은 교활하게 시편 91,11-12의 구절을 들먹이며 하느님을 시험하도록 유혹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은 아버지를 시험할 생각이 전혀 없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적을 행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생전에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기적요구를 물리치셨을 뿐 아니라(마태 12,38-39), 체포되는 순간 천사들의 보호를 빌지도 않았습니다.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네 몸이나 구하려무나, 십자가에서 내려와보아라”라는 온갖 욕설과 조롱을 당하면서도 한마디 대꾸없이 임종을 맞으셨습니다. 만약 우리같은 보통의 인간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그 모욕을 참지 못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와서 천사들로 하여금 현장에 있는 악인들을 깨끗하게 일망타진 후, “이제 알았지. 내가 하느님이 아들이라는 것을!”하며 소리높혀 승리의 포효를 외쳤을 겁니다. 

 

마침내 사탄은 마각을 드러냅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천하의 나라들을 보여준 후 자기에게 경배하면 이 세상의 나라와 그기에 딸린 모든 영광을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유혹의 절정에서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께만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야한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악마는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고 마태오 복음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충분히 깨어있지 않으면 세상이 주는 금력, 명예, 권력의 힘에 압도당하기 일쑤입니다. 죽어도 놓지 못하는 권력의 마성(魔性)때문에 베들레헴 인근 2세미만의 유아를 살해한 헤로데의 폭력(마태 2,16), 자신의 알량한 체면때문에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는 헤로데 안티파스(마태 14,3-12), 자신의 권위를 잃을까 두려워 유다백성의 요구에 굴복하고 예수님을 넘겨준 로마 총독 본시오 빌라도(마태 27,15-26) 등이 바로 하느님의 말씀, 인간의 양심보다 권력과 명예를 중히 여겼던 인간들의 표상(表象)입니다. 

 

자, 이제 오늘의 우리시대로 눈을 돌려봅시다. 오늘날 사람들의 심성(心性)은 피폐해지고, 남들의 인정만을 바라며 인기와 허상(虛像)을 좇는 군상(群像)들로 세상은 넘쳐나고 있습니다. 한줌의 권력을 위해 거짓을 말하며 양심을 파는 정치인들이 허다합니다. 여기에 진실하며 참된 평화를 찾는 사람들은 발디딜 틈이 없어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3년 리오데자네이로 세계청년대회에서 오늘날 청년들이 영혼의 공허(空虛)함에 빠져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 명예, 재물, 권력과 같은 우상을 좇고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되새겨 봅시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 분만을 섬겨라!”

 

2026. 2. 22. 사순 제1주일에 김원율 안드레아


입력날짜 : 2026-02-22 (06:35), 조회수 :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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