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마태 5,1-12)에서 예수님은 그 유명한 산상설교, 진복팔단(眞福八端)에 대하여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8가지 중 첫번째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참된 행복의 조건으로 들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다’함은 무슨 뜻일까요?
저는 이를 물컵에 담긴 물의 존재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육신과 마음, 그리고 영혼은 물컵과 물, 공기의 존재와 같습니다. 물컵에 물이 가득 담겨있음은 우리의 육신이 마음이 지향하는 바, 즉 이기적 욕심, 재물에 대한 집착 등에 지배받고 있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그안에 공기 즉 영의 존재가 거의 전무함을 나타냅니다.
한편으로 컵 안에 물이 10%정고 차있고 나머지를 공기가 차지하고 있다면 이는 영의 존재가 컵(육신)을 점유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공기는 컵 밖의 무한한 공간, 즉 우주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하느님의 영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가난한 것은 컵 안에 물이 채워짐없이 바깥의 무한한 공기와 맞닿아 있듯이 내 영혼이 하느님의 영과 맞닿아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컵 안에 물이 넘칠 정도로 차있을 때 유리컵이 깨어지면 물은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따라서 육신의 일부인 마음도 사라집니다. 육신이 죽고 오직 물의 존재, 즉 마음이 지향하는 이기적 욕심과 쾌락이 지배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공기의 존재인 영혼은 헐벗고 거의 사망상태에서 심판을 향해서 외롭고 힘든 여행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10%의 마음과 90%의 영혼을 가졌던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으로 행복한 천국에로의 여행을 시작할 것입니다.
2014년 1월 1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님의 신년 메시지
하느님의 존재는 완전한 비어있음 안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 마태오 복음 5장 3절로 돌아가봅시다. 마음이 가난하다 함은 마음이 텅 빈 상태임을 뜻합니다. 중국어 복음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구절을 허심적인 유복료(虛心的人 有福了)라고 번역했습니다. 즉 마음이 비어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내 마음이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이 온전히 하느님께 내맡겨져 있는 상태입니다. 나를 비우는 것은 어렵지만 또한 쉽습니다. 그냥 하느님께 맡기면 됩니다.
2014년 1월 1일 서울대교구장이셨던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신년메시지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합니다”(마태 5,3)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신자들에게 전하셨습니다. 그 메시지에서 추기경님은 ‘마음이 가난하다’함은 ‘나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쉽게 행복을 잃고 맙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5,3 참조)라고 하셨습니다. 가난한 삶이란 겸손한 자세로 나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행복의 진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26. 2. 1. 연중 제4주일에 김원율 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