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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마태 4,19)
김원율 안드레아 (반포1동)
 

여러분, 낚시 하면 어떤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흔히 넓은테 모자를 깊숙히 눌러쓰고 유유자적하며 강가에서 낚시하는 강태공이 생각나실 겁니다. 낚시꾼을 강태공이라 부른 계기는 위수(渭水)에서 낚시하던 고대 중국 주(周)나라의 재상, 강태공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강태공의 원래 이름은 강상(姜尙)입니다. 주 문왕이 위수에서 낚시하던 강상의 인품을 알아보고 그를 모셔왔습니다. 문왕은 그의 부친, 태공이 천하를 얻기 위하여 지략을 갖춘 인물을 기다렸는데 바로 강상이 그러한 인물이라 하여 태공망(太公望)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뛰어난 지략(智略)과 전략(戰略)으로 은(殷) 주(紂)왕의 폭정을 종식시키고 백성을 도탄(塗炭)에서 구했습니다. 문왕(文王)을 도와 주(周)나라를 세운 개국공신이 되었고, 고대의 가장 뛰어난 병법서 육도삼략(六韜三略)을 썼습니다. 그는 그전까지 할 일없이 고기대신 세월을 낚았고 빈한한 생활을 해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출사(出師)한 뒤 천하를 낚았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마태 4,12-23)으로 들어가 봅시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부르시며 그에게 “이제부터 너는 (고기대신)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4,19). 그러자 그는 미련없이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부름과 응답(應答), 소명(召命)과 추종(追從)의 전형적(典型的)인 예를 봅니다. 

 

이는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 낚는 어부’라 함은 그들에게 하늘나라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을 하늘나라로 끌어들이는 사명을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때까지 무식하고 빈한한 어부에 불과하였고, 예수님의 부르심이 없었다면 어업을 천직(天職)으로 삼아 이름없는 어부로 생을 마감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겉모습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당대에 내노라하는 인물들, 사제, 율법학자, 종교 지도자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예수님께서 이사이의 아들 가운데 다윗을 택하실 때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나는 사람들처럼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사무 16,7) 그리고 아직 보송보송한 솜털도 가시지 않은 소년 다윗을 택하셨습니다. 그것도 하느님이 선택하신 이스라엘을 이끄는 임금으로 말입니다. 

 

베드로는 루카복음(5,1-11)에서 다시 한번 같은 말씀을 듣습니다. 그는 겐네사렛 호수에서 밤새도록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으나 깊은 곳에 가서 고기를 잡으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이 찢어질 정도의 고기를 잡고 놀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님 제게서 떠나가주십시오. 저는 죄인입니다.”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베드로는 비록 비천한 직업을 가졌고 무식하며 저돌적이었지만, 예수님은 그의 성실하고 우직한 성격, 하느님을 향한 그의 속마음을 보셨던 것입니다. 

 

위수(渭水)에서 할 일없이 낙시로 소일하던 강태공, 그는 70세까지 알아주는 사람없이 빈한한 생활을 이어가, 가난에 지친 부인마저 그를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시골의 한갖 아낙네가 태공망의 가슴에 품은 지략과 원대한 꿈을 알리 없었습니다. 강태공이 주나라의 재상이 된 후 생활에 지친 그의 옛 부인이 그를 찾았을 때 그는 물을 쏟고 다시 주어담으라고 말하며, 과거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속마음을 읽어야 하고 가슴에 품은 원대한 꿈을 읽어야 합니다. 물론 그러한 뜻을 품었다고 해서 모두 세상에서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혹자는 주님의 부르심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에 응답하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하여 취생몽사(醉生夢死), 취하듯 세상을 살다가 꿈처럼 인생을 끝마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성실성과 주님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갖고 하느님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사람은 저 세상에서나마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사도(使徒)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 수난 때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고, 로마에서는 박해를 피해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로마 근교 아피아 도로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은 십지가를 지고 로마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발현(發顯)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떨리는 음성으로 묻습니다. “쿠오바 디이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그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베드로야, 네가 양들을 버리고 로마에서 피신한다면 나는 로마로 가서 다시 한번 십자가에 못박히리라.” 베드로는 로마로 돌아가서 용감하게 순교합니다. 그는 십자가 처형전 “주님처럼 십자가에 못박혀 죽다니 과분한 영광이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주님과 같은 모습으로 순교할 수 없다며 테베강변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못박혀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는 오늘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초대 로마 교황의 왕관을 썼으며, 전세계 20억 그리스도교인의 추앙을 받을 뿐 아니라 그의 기념일은 성가족과 마찬가지로 대축일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2026. 1. 25. 연중 제3주일에 김원율 안드레아


입력날짜 : 2026-01-25 (07:22), 조회수 :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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