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에 좋은 일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이 합당하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마르 3,1-6).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안식일에 병을 고쳤다고 하면서 예수님을 고발하려 하였습니다. 이를 아시고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그들에게 이르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병을 고쳐주시고자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권위, 헛된 명예와 기득권에 집착하여 죽어도 자신이 거머쥔 손을 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고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병자였던 것입니다.
영혼의 장님들
주님께서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요한 9장). 그는 비록 육신의 눈은 닫혔으나 마음의 눈은 하느님을 향하여 열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그들의 율법에 갇혀서 하느님을 향한 영혼의 눈은 닫혀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또한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마태 8장, 루카 5장). 비록 육신의 살갗은 짓무르고 썩어 들어갔으나 그의 영혼은 하느님의 사랑을 믿었기 때문에 주님으로부터 치유의 기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만, 위선과 거짓,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는 영혼의 나병을 앓는 사람들은 영혼의 병과 함께 육신의 병도 치유받을 수 없었습니다.
‘영혼의 나병’을 앓는 사람들
오늘날 우리 주위에도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 영혼의 눈이 닫혀있는 사람들, 영혼의 나병을 앓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교만과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서 마음이 오그라든 모습을 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권세에 삶의 전부를 걸고 죽어도 움켜쥔 손을 펴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우리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손을 뻗어라” (마태 12,13; 마르 3,5; 루카 6,10)
우리는 굳게 오그라든 손을 펴야 합니다. 그리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때 우리 영혼의 눈, 영안(靈眼)은 하느님을 향하여 활짝 열릴 것입니다. 또한 교만과 질시, 기득권에 집착하는 영혼의 나병(癩病)도 치유될 것입니다.
모세는 야훼 하느님의 명에 따라 믿음으로 홍해 바다위로 손을 뻗음으로써 바닷물을 갈랐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을 밟고 바다 저편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들은 광야에서의 40년 유랑생활을 거쳐 요르단 강을 넘어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고 명하십니다(마르 3,5). 그 환자는 태어나서 한번도 손을 뻗어 본 적이 없었음으로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이며 마음 한켠에는 의심과 불신이 자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권능을 믿었고 순명하는 마음으로 힘껒 손을 뻗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육신의 병과 함께 마음의 병도 치유되는 은총을 누렸습니다.
2026. 1. 21. 아침에 김원율 안드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