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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김원율 안드레아 (반포1동)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오시는 것을 보며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1,29)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구세사(救世史)적으로 매우 중요한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이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제물로 바치심으로 인류의 죄를 씻어 없애시는, 1회적이고 보편적인 속죄(贖罪)행위를 뜻합니다. 인간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로부터 해방되었고 그리스도와 함께 머물러 있음으로써 죄를 더 이상 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히브리서 9장 12절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가 아니라 당신의 피를 가지고 단 한 번 성소로 들어가시어 영원한 해방을 얻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이 구세주(救世主), 즉 ‘메시아’이심이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 선포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표현은 예수님을 신약(新約)의 ‘파스카양’으로 상정(想定)한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음을 온 인류의 죄를 대신 갚으시는 대속(代贖)의 죽음으로 여긴데서 연유합니다. 요한복음 19장 36절에서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는 구절은 ‘파스카양은 뼈를 부러뜨려서는 안된다.’라는 파스카 축제규정(탈출 12,46)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1,30) 이는 그리스도의 선재(先在)사상을 나타냅니다. 말씀이신 성자(聖子)의 선재는 요한복음 8장 58절에서도 나타납니다. 당시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말합니다. 아브라함이 태어 나기 전부터 나는 있습니다. (Before Abraham was born, I am.)”라고 말씀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예수님 선재(先在)의 발언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 곧 신적존재임을 인정한 말이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1,32-34) 

 

세례자 요한은 대중에게 회개를 위한 물의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물 속에 몸을 담그는 의례적 동작, 곧 침례를 받기면 하면 누구나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종교였으며 당시의 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던 세정례의 모든 규정을 완전히 묵살하고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수준에 호응하는 완전히 새로운 종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예수님도 요한과 같은 노선을 따라 ‘죄인들’에게 설교하셨고 심지어 세리와 창녀들이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보다 먼저 천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파하셨습니다. 그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도 했습니다(마르 2,17). 또한 예수님은 먹는 음식에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월요일과 목요일에 행하던 금식도 요구하지 않으셨고 금욕을 위한 어떠한 규율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만민을 위한, 보통사람을 위한 세례라는 점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예수님의 세례가 성령에 의한 세례라는 점입니다. 기원후 1세기까지도 세례자 요한을 메시아로 믿는 기류가 있었고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기도 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에 있는 제자를 만나 어떤 세례를 받았느냐고 묻자 요한의 세례라고 답하고 그들은 또한 성령이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러자 바오로는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주면서 자기 뒤에 오시는 분, 곧 예수님을 믿으라고 백성에게 일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시어 그들이 신령한 언어로 말하고 예언을 하였다고 사도행전은 기록하고 있습니다(사도행전 19,1-6).  

 

예수님이 성령의 증여자가 되신 것은 부활 이후입니다. 요한복음 7장 39절의 말씀은 ‘이는 당신을 믿는 이들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지 않으셨기 때문에, 성령께서 아직 와 계시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기록함으로써 예수님께서 아직 성령의 증여자가 아니심을 나타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주간 첫날 저녁에 나타나시어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갈릴레아에서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믿는 이들에게 세례를 줄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마태 28,19)

 

2026. 1. 18. 연중 제2주일에 김원율 안드레아 


입력날짜 : 2026-01-19 (03:43), 조회수 :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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