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르코 복음(6,7-13)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 부활 이후 사도(師徒, Apostle)로 불리우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널리 세상 끝까지 전했던 분들입니다. 사도라는 말은 ‘파견된 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분을 (사도 요한) 제외하고 모두 순교의 월계관을 쓰셨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으로부터 권한과 능펵을 받으시고 예수님의 대리자로 세상에 파견되신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주교님이 ‘사도의 후계자’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사제는 주교의 보조자역할을 합니다. 7성사를 온전히 모두 집행할 수 있는 분은 주교입니다. 그리고 교황님은 주교 중의 으뜸주교이시며 또한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는 호칭을 부여받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주교를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불렀으나 오늘날에는 교황만이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는 호칭을 부여받습니다. 교황을 일부 신자들이 ‘신의 대리자’, ‘하느님의 대리자’라고 부르는 예가 종종 있으나 이는 신학적(神學的)으로 틀린 말입니다.
신의 대리자는 오직 그리스도 한분 뿐이십니다. 피조물인 안간이 하느님의 대리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예수님의 인성(人性)은 신성(神性)과 결합되여 예수님을 인간의 구세주이시게 한 결정적 요소이므로 예수님만이 하느님의 대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절대자이므로 대리절대자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천상천하의 어떤 인간도 하느님의 대리자일 수는 없습니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는 그리스도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사용하시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미사의 원집전자(Original minister)는 그리스도입니다. 사제는 그냥 도구적 집전자(Instrumental minister)일 뿐입니다. 전에 어느 신부님이 신자를 위한 특강에서 “목욕탕에서는 때밀이가 육신의 때를 씻어내기 위해 열심히 고객의 때를 밀어줍니다. 이것이 영혼의 때를 씻어내는 것이라고 가정하면 이중 사제는 무엇에 해당할까요?”하고 물으셨습니다. 교우들이 “때밀이요.”하고 대답하자 신부님은 “틀렸습니다. 사제는 때밀이수건에 불과합니다.”고 답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나 교회단체가 인간을 구원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오늘에도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도구로 사용하여 인간을 구원하고 계십니다. 인간은 자기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주님의 은총으로 구원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직자가 교회의 주체이고 평신도를 교회활동의 객체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 평신도 역시 넓은 의미에서 사도의 후계자들입니다. 우리는 평신도로서 그리스도인의 3종직무, 또는 평신도 사도직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능동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언직(복음선포), 왕직(봉사에 참여), 사제직(교회전례에 참여, 개인성화를 위한 기도생활)에 평신도는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지난 주일 (7월 7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의 말은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고, 이를 특별히 강론시간에 주임신부님께서 읽으시며 강조하셨습니다.
“본당에서 봉사는 시간에 여유가 있거나 열심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고정 관념이 깨질 때, 부족한 나를 통하여 당신의 일을 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미사는 주일에만 간다는 고정 관념이 사라질 때, 우리의 발걸음은 성체 안에 살아 계시는 예수님께 더욱 자주 향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는 큰일이 생기거나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다는 고정 관념이 깨질 때, 늘 기도하는 은총이 우리 안에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은총이 시작됩니다.”
(2024. 7.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