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 2000년 역사상 1998년은 가장 부끄러우면서도 또한 가장 자랑스러운 해로 기록될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청의 고해” 라는 문건을 통해서 가톨릭교회가 잘못된 과거사를 참회 고백 하고 있기 때문 이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가톨릭교회는, 히틀러의 나치독일 치하에서 다카우 와 아우슈비츠라는 유태인 집단 수용소에서 1940-1945년의 5년 동안 약 600만 명의 유태인들이 독가스 실에서 유태인 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집단으로 죽음 당하고 있을 때, 그들이 불가마속 잿더미로 사라지고 인종말살이 진행될 때에도,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인간존엄과 인간생명의 위대함을 부르짖지도 못하고, 숨죽인 채 방관자처럼 침묵하고 지켜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쉰들러의 리스트” 라는 영화를 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의 크리스천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독일 나치시대보다 더 잔악한 공개처형, 모질고도 혹독한 고문, 강철환기자가 증언 하는 것처럼 3대가 함께 투옥되는 요덕정치법수용소의 존재, 50년간에 걸친 철저한 종교탄압과 굶주림, 인류 최악의 인간 죄악과 비극이 2차 대전이 끝난 지 60년이 지난 오늘 날 까지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한반도 북녘 땅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계속 침묵하고 그들은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무관심과 무저항이 더 많은 생명들을 죽어 가게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0년간 “세습 1인 독재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인간 존엄과 인간 생명을 “꼬리 없는 동물”이나 “파리 목숨”처럼 다루어 왔다. 그러면서 3만 3천개의 김일성 동상을 전 국토에 세워놓고 그를 “살아있는 神”으로 “섬기고 따를 것”을 강요해왔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우상숭배집단”이지 현대적의미의 국가가 아니다.
 
 
 영국의 BBC방송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북한의 인간생체실험” 을 통해서 증언 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 형법 46조는 성경을 읽거나 묵주기도를 드리거나, 성가를 부르다 들키면 국가 반란죄가 되고, 7년 이상 감옥살이, 또는 사형에 처 하고 있지만, 사실 정치범 수용소 행이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살아 나온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003년 9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데미비드 호크는 “정치범수용소 The Gulag"이라는 보고서에서 인공위성 사진까지 곁들여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철저히 파헤친바가 있다. 북한 정치 범 수용소에서 지금까지 무참히 죽어간 사람들이 12개 수용소에서 약 50만 명이 넘고,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 약 20만 명이 되며
 그중에는 상당한 수의 크리스천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생명은 인간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되거나,
 토끼장과 같은 감옥에서 “꼬리 없는 동물”들 처럼,
 그리스도의 인격, 사랑, 인간존엄, 인권이나 자유라는 말은
 느낄 시간도 없이 동물보다도 못한 삶을 죽기위해
 기다리며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비밀이다.
 
 박해와 굶주림과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간 사람이
 식량난이 극심했던 1996-1998 3년 반 동안만 해도 약350만 명이다.
 이때가 바로 “고난의 행군”시대에 해당된다. 350만 명이라는 숫자는
 UN 과 세계기구가 공인한 통계이고, 황장엽 씨도 증언하기를 그 당시
 희생당한 사람들 중에는 공산당원들도 약 5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고질적인 식량난과 기근으로 희망과 꿈도 없이
 지난 60년간 죽어간 영혼들 까지 포함하면 독일에서
 죽어간 600만 유태인의 숫자와 비슷할 것이다.
 
 “교황청의 고해”라는 세기적인 문건이 발표된 지 2년만인
 2000년 3월에 한국 가톨릭교회도 “쇄신과 화해”라는
 이름의 참회록을 발표 한바 있다.
 
 이 참회록 제3항에서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분단 상황의 극복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홀히 한 점을 반성” 하며 4항 에서는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인권과 복지를 증진 시키는 노력도 부족하였음을
 반 성”하며 사과 하고 있다.
 
 그런데 3항과 4항에 추가해야 할 중요한 사항 있다.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집단”과 “2000만 북한인민”은 분리 구별되어야 하며,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에 관한 언급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사실 김정일에게 참된 회개와 변화의 날이 하루 속히 찾아오고,
 목마르게 기다리던 인간의 존엄과 인권과 자유가 북한 동포들에게 주어지고,
 그 바탕위에서, 남.북간 민족의 참된 화해와 일치도 이루어 질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화해와 일치의 대상은, 2000만
 북한 동포 들이지, 김정일 공산정권 사람들이 아니다.
 성경적으로 보아도 김정일 공산정권은 회개와 소멸의 대상일 뿐이다.
 
 
 4항에서는 남한 사람들의 인권과 복지 문제에 대한
 노력이 부족함을 반성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북한 동포들의
 60년 기나긴 세월 짓밟힌 인권, 짓밟힌 신앙의 자유를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무관심과 무력함”에 대한
 반성 이 빠져 있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나치 히틀러는 역사의 큰 죄인으로 말 할 수 있으면서,
 김정일 북한정권의 2000만 동포들에 대한 죄악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의사표현, 거주이전
 이라는 고전적인 자유는 사치스럽다 한다면, 기도 할 수 있는
 자유, 숨 실수 있는 자유라도 허용해야 하지 않는가?
 
 2004년 3월 한국가톨릭교회는 참회록
 “쇄신과 화해” 제 2항에서도 일제치하 무기력 하고도
 복음적이지 못했던 과거사를 반성 하고 있다.
 
 즉 “우리 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 받고자
 정교분리를 이유로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제재하기도 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라고 고백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안중근의사의 “이또 히로부미”
 저격 사건이다. 당시 한국 가톨릭교회는
 이 거사를 독립운동으로 이해하거나 인정 하지 않고
 가톨릭 신자였던 안중근 (토마스)에게 가혹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안중근은 당시 전시(戰時) 국제법( 國際法)을 통달하고 있었다.
 
 그가 이또 히로부미를 할빈 역에서 죽인 것은 형법에서 말하고 있는
 단순한 살인 행위가 아니라는 논리가 당시에도 설득력 있게 존재하고 있었다.
 독립군의 대장으로 일본군 대장을 죽인 것은 전쟁수행중에 일어난
 사건으로서 전시 국제 법에 의해서 판단될 사건이라는 것이다.
 
 당시 천도교, 불교, 개신교회는 3.1독립운동을 주도 하며
 수많은 민족의 엘리트집단과 지도자들을 양성 하고 배출 하였고
 민족 독립운동에 크나큰 역할을 하였다.
 
 반면에, 가톨릭교회는
 독립운동에 참여한 일도 없고 역사에 알려진 자료도 별로 없다
 민족의 독립과 자유와 인권이 짓밟히는 시간에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기를 주저하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시고 실천하며 살아오신 “정의와 평화”의 정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북한 공산 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
 가톨릭 교회사에서 공산 무신론자들에 대해서 가장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며
 지속적으로 기도하시며 개입 하신 분은 성모님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시다
 1917년 파티마에 발현하신 성모님께서 루시아 라는 소녀에게
 주신 메시지중의 하나가 소련 공산주의 무신론 세력에
 대한 경고 였고, 공산주의자들의 회개와 해체였다.
 
 
 미국의 해롤드 콜갠 신부가 1947년에 창건한 “성모님의 푸른 군대”도 공산무신론 세력의 회개와 침몰이며, 이것이 전 세계적 활동의 목표였다. 소련을 비롯한 동구공산
 세력이 번성하던 1978년 공산국 폴란드의 “보이 티야” 추기경의 교황 요한바오로 2세로의 탄생은 파티마에서 있었던 “성모님의 메시지” 구현을 위한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기폭제요 신호탄이 된 하나의 세기적 사건이었다.
 
 더구나 1989 년 교황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와의
 “세기적 만남”을 통해서 소련과 동독 폴란드를 비롯한
 모든 공산주의 세력은 붕괴와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성모님과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이 연주 하는
 “인권과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그리스도 사랑의 교향악”이 공산
 당 정권을 해체 시키고 동유럽의 냉전시대 종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2006년은 성모님의 숨결이 한반도를 강력하게 감쌀 것으로 믿는다.
 
 3만 3천개의 “인간우상”을 세워 놓고 그를 “살아 있는 神”처럼
 숭배 하라고 60년 동안 강요하고 있는 무신론의 국가, 그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
 백성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하느님은 외면하실 리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북한 2000만 동포들은 화해와 용서와 사랑과 협력의 대상이다.
 
 그러나 김정일과 그의 핵심 세력은 회개와 해체의 대상이다.
 가톨릭교회는 2000만 형제자매들의 편에서 의롭고도 복음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공산독재자들과의 화해와 일치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도 아니고, 성모님이
 원하시는 것도 아니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최고의 가치요 교회의
 존재 이유“로 말씀 하시는 인간존엄, 인간생명의 정신에도 합치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일어나야 한다. 북한 동포들이 들을 수 있도록 더 힘 있게, 그리고
 더 크게 말해야 한다. 세계를 향해서도 더 크게 말해야 한다.
 그래서 죽음의 질곡에서 절망과 질병과 비탄과 굶주림에서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마지막 희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어야한다.
 
 역사에는 침묵 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이 말할 때임을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세계는 103위 성인을 탄생시킨 순교정신의 한국 가톨릭교회를
 지켜보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 인권과 민주, 자유의 보루로
 명성이 높았던 명동성당을 기억 하며 한국 가톨릭교회를 지켜보고 있다.
 
 북한 동포들의 인권과 자유에 대해서, 신앙의 자유와
 북한교회의 재건을 위해서도 더 이상 한국 교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먼 훗날 크게 후회하기 전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