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월 7일은 445년 전인 1571년 레판토 해전이 일어난 날이다. 레판토 해전은 스페인 왕국, 이태리의 여러 공화국(베네치아 공화국, 제노바 공화국 등), (교황 비오 5세 치하의) 교황령 등이 연합한 그리스도교 연합군 함대가 오스만 제국과 벌인 해상 전투로 서유럽으로 진출하고자 하던 오스만 제국의 해군을 결정적으로 패퇴시킨 해전이다.
10월 7일 일요일 아침, 레판토 해군 기지에서 서쪽으로 출항한 오스만 함대와 메시나에서 출항한 그리스도교 연합군의 함대가 그리스 서부의 바깥쪽에 있는 파트라스만의 끄트머리에서 만나면서 5시간에 걸친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 전투에서 그리스도교 연합군이 승리함으로써 로마를 오스만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고, 유럽을 향한 오스만의 팽창을 저지하였다. 비오 5세 교황은 이 날 그리스도교 연합군의 승리를 위하여 신자들에게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명하셨으며 이날의 승리는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 은총 때문이라 여겨 교회는 10월 7일을 ‘묵주기도의 동정마리아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이교도의 침략으로부터 항상 나라와 교회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패배는 1453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제국에 의하여 함락되었던 사건이다. 이로 인하여 이슬람이 소아시아, 지금의 터키 지역의 중심적인 신앙이 되었고 지금 그리스도교 신자는 1%에 미치지 못한다.
소아시아 지역의 에페소는 바오로 성인이 서기 50년경 2년 이상 머물면서 전교하시던 곳이다. 이곳에서 코린토 신자들에게 첫 번째 서신을 썼고, 61년에는 로마에서 갇혀있는 바오로 성인이 에페소 신자들에게 서신을 보내었던 교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사도요한 성인도 이곳에서 교회를 이끌었으며 요한묵시록에서도 에페소 교회를 말씀하고 있다. 만년에 사도요한과 함께 성모마리아께서 거처하시던 집도 이곳에 있으며 서기 431년에 유명한 에페소 3차 공의회가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에페소나 갈라티아 등 소아시아 지역(지금의 터키)은 초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그리스도교가 융성하던 곳이다.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서기 330년에 로마로부터 콘스탄티노플(현재의 터키 이스탄불)로 수도를 옮긴 이유가 여러 가지 있으나, 이 지역의 신앙심 깊은 그리스도교도들을 가까이 두고 싶었던 것도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그 후 동로마는 침략자에게 정복되어 교인들은 신앙의 자유를 잃고 개종을 강요당하거나 죽임을 당하게 된다. 에페소를 위시한 소아시아 지역에서 번성하던 그리스도교도들은 수세기동안에 거의 모두 사라져 버렸다. 한때 그리스도교가 가장 융성하였던 소아시아 지역을 대신하여 오늘날 로마를 중심으로 서유럽이 그리스도교의 중심으로 문화의 융성과 번영을 가져온 것은 신자들의 기도와 더불어 스페인,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도교 세력이 일치단결하여, 오스만 제국의 대군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운 결과이다.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누리고 있는 번영과 신앙의 자유 역시 신앙의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믿음을 지켰고 무신론자들인 북한의 남침을 그리스도교 진영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호주 등 많은 우방국들이 한국을 도와 목숨을 바치면서 공산주의와 싸운 결과이다. 필자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방문하였을 때 큰 감명을 받았던 장소가 한군데 있다. 링컨 기념관 가까이 소재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The Korean War Veterans’ Memorial)내에 있는 한 기념비에는 Dead USA 54,246이라는 숫자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기념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기록되어 있다.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who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1950 Korea 1953.
(이 나라는 그들이 전혀 알지 못했던 나라, 그들이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하여 조국의 부름에 응했던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1950 한국 1953)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1950년 6월 25일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였다는 뉴스를 라디오로 들었을 때 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54,246명이라는 많은 수의 인원이 귀중한 목숨을 바쳤다.
북한에는 20만 이상이 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생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중 4~5만이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말이 있다. 성경책을 소지하고 있다가 발각되면 반역죄로 장마당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처형되며 하느님께 기도하다 들키면 정치범으로 처벌되는 나라가 북한이다. 한반도가 적화되면 가장 먼저 처형될 대상은 수령 유일신 사회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그리스도교 성직자들이 될 것이다. 이들이 과연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저토록 북한의 편에서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주장에 입 맞추어 사드배치 등에 반대하면서 발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15세기 경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 제국에 의하여 무너지면서 신앙의 자유가 사라지고 그리스도교가 거의 말살되다시피 하였지만 수령유일신 체제에 의한 탄압은 이보다 백배, 천배 잔악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우리가 나라를 지키지 못할 때 우리의 신앙을 유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우리의 재산과 생명,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남한이 적화되는 순간 모든 부동산과 재산은 등록되어 처분이 금지되고 지식인, 공무원, 약간의 재산이라도 있는 사람(예컨대 집 2채 보유)은 기득권으로 분류되어 개조캠프로 보내지고 이러한 개조캠프에서 4분의 3은 2~3년 내에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과연 지금 천주교 내에서 종북이라는 말을 들으며 사회주의의 무산계급 혁명의식을 은연중에 퍼뜨리는 정치사제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